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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 Books]아기가 태어나면 무명으로 지은 ‘배냇저고리’ 입지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0-11-10 05: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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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옷 이야기/ 아이세움 펴냄

[I ♥ Books]아기가 태어나면 무명으로 지은 ‘배냇저고리’ 입지요

<<“대체 누구냐, 넌?”
전시실의 옷들이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기세로 질문 공세를 던진다.
“난 조선시대 한복이야… 사대부 집안의 여인이었던 이분이 날 정성들여 만드셨어. 이분은 돌아가셨지만 난 이렇게 남았지…”>>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곳은 ‘옷 박물관’. 모두들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싶어 하는 옷들이다. 그런데 이 미라가 들어오고부터는 모두 미라한복에만 관심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미라한복의 설명을 차근차근 듣다 보니 자신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포문을 연 것은 배냇저고리.
“가장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이 바로 저랍니다. 요즘도 아기가 태어나면 바로 입히지요.”
배냇저고리는 칼라나 아무 장식이 없어도 부잣집 도련님의 옷이었다고 자랑한다. 무명으로 지어진 이 옷은 왕자님부터 가난한 농부의 아들까지 모두 한 형태로 지어 입은 ‘평등한 옷’이었단다.
다음 순서는 단연 태어난 지 1년이 됐을 때 입는 돌복. 풍차바지 저고리 바지 까치두루마기 타래버선 복건…. 종류도 많고 입기가 굉장히 불편하겠다. 옛날에는 태어나 곧 죽는 아기가 많아 돌잔치 때는 이렇게 제대로 입혀 장수를 기원했다고.
풍차바지는 대소변을 가리기 쉽게 엉덩이 부분이 터져 있고, 까치두루마기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기라는 뜻으로 이름 지어졌다.
“저를 입은 도련님과 함께 혼례를 치를 아가씨 집으로 향하는데 어찌나 떨리던지….”
물론 주인공은 남자 혼례복이다. 정식 명칭은 사모관대. 사모는 나라의 관리들이 입던 모자이고, 관대는 옷이다. 혼례식은 평생에 한 번 있는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도 이날만은 사모관대를 착용할 수 있었다.
“바닥에 넙죽 엎드리지 않고 뭣들 하는거냐?”
이런 개명천지에 누가 저렇게 거드름을 피우는 것일까. 듣고 보니 그럴 수 있겠다. 주인공은 임금이 입었던 옷인 ‘곤룡포’다.
곤룡포에는 등과 가슴에 구름 속에서 노니는 용을 수놓았다. 심지어 용의 발톱 개수까지도 정해져 있다고. 왕은 5개, 왕자는 4개, 왕손은 3개다.
겨울이 다가온다.
조상들은 어떤 옷을 입고 겨울을 났을까. 보송보송한 자태의 무명이 드디어 입을 연다.
“우리 주인어른 덕분에 삼베옷을 입고 겨울을 나던 고려의 백성들이 무명옷으로 따뜻한 겨울을 나게 되었지.”
삼베와 모시가 궁금한 얼굴을 하자, 주인어른은 ‘문익점’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무명을 우리나라로 들여온 실제 인물이다.
옷들의 이야기 향연이 역사와 제대로 고증된 그림과 궤를 같이 하면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옷들의 아라비안나이트 같은 느낌이다. 김영숙 글, 지문 그림. 9500원.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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