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펼치면 체험학습을 떠나는 듯한 어린이들 모습이 보인다. 많이 걸은 듯 지쳐 보인다. 아이들을 자세히 보니 검은색 누런색 흰색 피부색도 다양하다.
“내 이름은 이리나예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왔어요.”
그렇구나. 이제 알겠다.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인가보다. 이리나는 어떻게 한국에 왔을까. 이리나 부모는 러시아인. 아빠와 이혼한 엄마는 한국으로 떠나 한국 남자와 재혼했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후 한국으로 오라는 편지를 보냈다.
○세상은 ‘두려움’
○세상은 ‘공동체’
이리나는 법적으로도 ‘한국인’이 아니다. 입양 조건이 까다로워 한국 아빠 호적에 오르지 못했다. 부모는 ‘아시아공동체학교’로 이리나를 전학시켰다.
누군가가 러시아어로 인사를 건넨다. 또래 여자 아이다. 그 아이는 카자흐스탄에서 왔단다. 드디어 한국에서 친구가 생긴 것이다.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이 학교에서는 외국어를 4가지나 배운다. 이리나가 좋아하는 과목은 세계사. 마치 선생님이 된 것처럼 친구들에게 러시아 역사를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배운다. 이리나는 점점 한국어가 익숙해지고 학교에서 배우는 풍물 재미에도 푹 빠졌다.
○안동하회마을
아이들이 도착한 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이다. 한국의 유교문화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곳. 도시락이 맛나 보인다. 메뉴는 돈가스, 메추리 알, 김치, 달걀말이, 된장국이다.
한국에 살면 한국 입맛이 되는 것일까. 이리나와 친구들은 야영 와서 먹는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삼겹살’을 꼽는다. 이렇게 한국이 좋아져 행복한 이리나의 고민은 6학년이 되는 것이다. 2학기가 되면 진짜 한국 학교를 다녀야 하기 때문.
두 번째는 실패하지 않을까. 아니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김서정 글, 한성옥 그림. 9500원.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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