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의 어부/ 삼성당 펴냄
엄마의 꿈은 아들 환이를 ‘엄친아’로 만드는 것이다. 학원 뺑뺑이도 해봤지만 성과가 없다. 결국 엄마는 ‘영어’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환이를 석 달 동안 미국 샌디에이고로 어학연수를 보내기로 전격 결정한다.
가족을 뒤로 하고 ‘나홀로 연수’를 떠나는 환이의 마음은 의외로 좋다. 석 달 동안만이라도 엄마에게 벗어나 자유이기 때문.
사실 환이 삼촌이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 하지만 엄마는 ‘실력 쌓기’에 문제가 있다며 아무도 없는 샌디에이고로 연수 장소를 정했다. 이젠 정말로 혼자다.
어학원 레벨테스트. 백인 할머니가 말한다.
“긴장을 풀고 천천히 답해. 너희 한국인들은 너무 긴장하는 것 같더라. 작년에도 한국 학생이 왔는데 많이 긴장하고 공부에 지나치게 집착했단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과테말라에서 온 여고생 하이데, 브라질에서 온 아르미나 할머니가 같은 레벨이 됐다. 같은 반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삼총사’가 됐다.
환이는 서로 다른 나라,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고 홈스테이에 적응하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한국에서 공부 못한다고 구박받던, 왕따로 오해받기 일쑤였던 환이가 ‘그레이트 환’으로 거듭나기까지 좌충우돌이 그려져 있다.
“샌디에이고의 어부가 될 거예요.”
환이의 꿈은 어부다. 바다가 아름다운 샌디에이고의 어부. 하지만 물고기를 낚지는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낚는다. 소중애 글, 순미 그림. 8500원.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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