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유형 자꾸 틀리면 실수로 넘기지 말고 잊지 않도록 암기
시험범위 문법 철저히 점검하고 문제풀이 연습도 여러번 해야

 

중학교 2학년인 둘째가 이번 중간고사에서 알 만한 문법을 틀려 왔습니다.
부정사 용법에 관한 문제였는데 정말이지 둘째는 부정사에 대한 공부를 5번쯤 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to infinitive’란 제목으로 3번 했습니다. ‘Grammar in Use’ ‘Basic Engligh Grammar’ ‘This is Grammar 초급’ 등이 공부한 책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방학 때마다 문법 공부를 시켰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에 들어와서는 책 한 권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기본 문법을 중심으로 ‘성문 영어 기초 완성’과 ‘성문 기초영문법’을 다시 공부시켰습니다.
이렇게 여러 번 문법을 공부했기 때문에 영어 문법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일주일 전쯤 문제집을 2권 정도 풀게 했습니다. 부정사 용법에 대해 가끔 틀리기는 했지만 이전에 공부한 것이 있기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시험 전날에는 본문을 외우고 선생님이 주신 프린트를 보고, 이렇게 했으니 아이가 100점은 충분히 맞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부정사 용법을 틀려 왔습니다. 그것도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틀려 왔습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You really want to speak English better.(본문의 일부분입니다)
위 글의 밑줄 친 부분과 쓰임이 다른 것을 고르시오.
① I need to sleep early tonight.
② To set a good goal is not easy.
③ We need more time to study English.
④ My hobby is to play the piano.

⑤ Do you want to go there?

주어진 예문의 to speak는 want 동사의 목적어로 쓰인 부정사의 명사적 용법입니다. 문제를 보면 ①번은 동사 need의 목적어로 쓰인 명사적 용법, ②번은 to 부정사가 주어로 쓰인 명사적 용법, ④번은 to 부정사가 주격보어로 쓰인 명사적 용법, ⑤번은 to 부정사가 동사 want의 목적어로 쓰인 명사적 용법입니다. ③번만이 to study English가 명사 time을 수식하여 형용사적 용법입니다.
따라서 답은 ③번인데 아이는 ④번에 동그라미 쳤습니다.
용법 문제가 틀린 것을 보고는 정말 허탈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영어 공부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봤습니다. 어떻게 보면 문법 공부 횟수만 늘린 것이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접하기에 아이도 아는 것 같고, 엄마도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가 문제를 풀 때 자꾸 틀리는데도 ‘다 아는데 실수한 거야’라고 넘어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성향을 간과한 것도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아이의 경우 워낙 성격이 꼼꼼해 이렇게 봐주면 영어는 당연히 다 맞았습니다.
하지만 작은아이는 공부를 할 때 대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외우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큰아이의 경우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지만 한번 이해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기억합니다.
반면에 작은아이의 경우 듣는 순간 이해는 빠르지만 잊어버리는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다음번에는 문법을 다시 한번 꼼꼼히 짚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집에서 틀린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여러 번 같은 유형의 문제를 풀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문법을 저처럼 열심히 공부시키고 계신 부모님이라면 이것만은 꼭 기억해 주십시오.
아무리 문법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도 시험 치를 때 시험 범위의 문법을 다시 한 번 철저하고 꼼꼼하게 점검시켜 주지 않으면 그야말로 ‘도루묵’이 될 수 있습니다.

 

<이현주 ‘1% 더 실천하는 엄마가 영어 영재 만든다’저자·감신대 교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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