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함께 읽어 아이와

줄거리-주제 등 토론 나누면 좋아

넥서스-다락원 명작 시리즈

우리말 번역 함께 수록 무난

 

남편과 저는 토요일 오후면 관악산에 등산을 가곤 합니다. 예전에는 온 가족이 함께 다녔지만 얼마 전부터 아이들이 다니기를 싫어해 우리 부부만 다닙니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딸아이가 학교생활에 지쳤는지 함께 등산을 가겠다고 했습니다.
하루 종일 학교에 있고 공부만 하다 보니 지겹고 건강도 안 좋아져 운동을 해야 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등산을 준비하던 딸아이가 갑자기 컴퓨터로 가더니 MP3에 무언가 내려받기 시작했습니다. 명작 ‘레미제라블’이었습니다.
텝스 시험을 봐야하는데 듣기 공부를 게을리 했더니 요새는 잘 안 들리는 것 같아 다시 듣기 연습을 해야겠다고 말하며 딸아이는 등산하며 MP3를 귀에 꽂고 계속 ‘레미제라블’을 들었습니다. 약 1시간 정도를 듣고 제게 그 소설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아는 소설이라, 또 엄마가 영문학을 전공해서 문학 사조는 비교적 밝은 편이라 이것저것 함께 작품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저는 이것 역시 영어 듣기와 요새 유행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기에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컴퓨터를 뒤져 이것저것을 알아보니 현재로는 넥서스 출판사와 다락원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고전명작 시리즈가 가장 무난했습니다. 넥서스 출판사의 경우 ‘중학교 영어로 다시 읽는 세계 명작 시리즈,’ ‘고등학교 영어로 다시 읽는 세계 명작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습니다. 중학교 시리즈는 1000단어 정도, 고등학교 시리즈는 2000단어 정도로 다시 쓴 이 명작 시리즈는 듣기 훈련뿐 아니라 고전 명작을 읽을 수 있어 논리적 사고를 훈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다락원의 경우 ‘행복한 명작읽기’ 시리즈로 초급과 중급의 두 단계가 있습니다. 다락원의 경우 1단계에서 5단계까지 있는데 수준은 350단어에서 1000단어까지입니다. 넥서스 출판사의 시리즈와 연결해봐서 생각할 때 초등학교 수준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 같은 명작 시리즈를 공부할 때는 엄마도 아이와 함께 읽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엄마가 아는 작품일 경우에는 아이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지만 모르는 경우, 또는 옛날에 읽어 그 내용이 가물가물한 경우에는 아이와 충분한 토론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넥서스와 다락원의 경우 책의 뒤쪽에 모두 우리말 번역이 있어 영어가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우리말만 읽어도 됩니다.
책을 읽고 딸아이에게 제가 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작가가 누구지?
2. 주인공이 누구인데?
3. 엄마한테 줄거리를 간단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겠니?
4. 어느 부분(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어?
5. 왜 그렇게 인상적이었는데?
6. 이 책의 주제는 뭘까?(약간은 도식적이지만 그래도 가장 필요한 질문 중 하나입니다.)
7. 왜 그런 주제를 잡았지?
8. 이 책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 걸까?
9. (만약 엄마가 다른 생각이 있다면 이런 질문을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른 의견을 알게 하는 것도 아이의 의견 형성에 중요한 단계입니다.) 엄마는 이렇게 생각을 해보았는데. 너는 엄마의 이런 생각을 어떻게 생각하니?
10. (만약 엄마가 이 작품에 대해 아는 것이 더 있다면 아이에게 말해주는 것도 좋고 서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것이 있다면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사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이런 이야기를 나누려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독자 여러분도 저의 경우처럼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며 이런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현주 ‘1% 더 실천하는 엄마가 영어 영재 만든다’저자·감신대 교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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