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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영어공부법]영어공부는 마라톤… 조바심 내지 말고 자기 속도로 꾸준히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0-03-15 14: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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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비교하며 과도한 요구하면 초반에 속력내다 지칠 수도

자녀교육엔 ‘심지’ 필요… 아이 관심-능력 고려해야 낭패없어

 

얼마 전 한 엄마로부터 e메일을 받았습니다. 대전 중심가에서 약간 외곽으로 이사를 간 엄마입니다. 뜻이 있어 이사를 한 이 엄마는 그동안 ‘엄마표 영어’로 아이를 가르쳤다고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하며 많은 기쁨을 느꼈다고요.
그런데 어느 날 서울 송파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 아이의 영어실력이 같은 학년인 자신의 아이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알고 무척 놀랐답니다. 그 집 아이는 영어 동화책도 자신의 아이보다 수준 높은 것을 읽고 말하기 듣기 수준도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높다는 거예요. 이 엄마는 그날 자신이 하는 영어교육 방식이 시대에 너무 뒤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큰아이가 처음 초등학교에 갔을 때 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첫아이는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한 사립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저는 학교에 가면 숙제는 자기가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국어 글쓰기를 삐뚤빼뚤하게 써도 아이 혼자의 힘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대로 두었습니다.
3월 학부모 면담 때 담임선생님께 훈계를 들었습니다. 다른 엄마들이 숙제를 도와준 것을 제게 보여주며 엄마가 숙제할 때는 함께 해야 한다는 조언이었습니다.
그 후 학부모 모임에 가보니 우리 아이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한 것이 없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영어유치원 수학 심지어 예체능까지 모두 선행학습이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당황한 저는 우리 아이만 뒤처진다는 생각에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모든 것을 보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자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할 뿐 아니라 원하는 만큼 성과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한 달 만에 저는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아이의 능력을 믿고 그 전의 공부 방식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저는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저와 똑같은 경험을 했던 한 선배가 제게 했던 말, 아이를 교육하는 과정에서는 엄마의 심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아이는 이제 간신히 간단한 영어 소설을 읽는데 옆에 아이가 두꺼운 영어책을 읽으면 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 아이는 토플 시험 한 번 보지 않았는데 어느 집 아이는 토플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은 당연지사지요. 우리 아이는 더듬거리며 말하는데 다른 집 아이는 영어 토론 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가는 것을 보면 내가 영어 교육을 잘못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아이를 외고에 보낸 엄마가 방학 때는 국제 대회에 아이를 보내야 한다고 해서 저도 우리 아이를 내 보냈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습니다. 워낙 아이가 소극적인데 그 아이에게 발표를, 더구나 영어로 발표를 시키는 장소에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자신이 발표를 하자 아이들이 공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면서 아이가 집에 와서 “자신은 왜 이렇게 말을 잘 못하느냐”고 대성통곡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반론을 제기한 아이도 외고생이고 자신도 외고생인데 자신은 왜 이렇게 능력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을 비하하며 우는 아이를 보며 이 일은 분명히 내가 잘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영어교육에는 정도가 없습니다. 열심히 시키는 것이 최고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꼭 아이의 관심과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는 절대로 우리가 항상 부러워하는 엄친아가 아닙니다. 영어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엄마가 많은 것을 요구해도 따라올 수 있지만 영어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엄마의 과도한 요구 때문에 도리어 영어를 싫어하고 이로 인해 영어 실력이 퇴보할 수도 있습니다.
영어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과목이 되었습니다. 운동에 비교하면 마라톤과 같다고나 할까요. 따라서 초반에 속력을 내면 아이가 지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현주 감신대 교수·‘1% 더 실천하는 엄마가 영어영재 만든다’ 저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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