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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 업고 탈북…청소부에서 교수가 된 여성”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0-03-11 16: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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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업고 탈북…청소부에서 교수가 된 여성”

이애란 박사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 수상…오바마 여사-클린턴 장관 극찬

 

《한복을 곱게 입은 한국인 여성이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사이에 섰다.
오바마 여사는 이 여성을 이렇게 소개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어린 시절 8년을 보냈고 북한을 탈출한 뒤 끊임없이 탈북자들을 위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이렇게 설명했다.
“아주 어린시절 압제를 겪었고 탈북한 뒤 인생이 바뀌어 탈북자들의 인권을 위한 힘이 돼왔습니다.”
10일 미국 국무부에서 ‘용기 있는 국제여성상’을 받은 이애란 박사(46) 이야기다.
탈북여성 1호 박사인 그는 경인여대 식품영양조리학과 교수다.》

 

‘월남가족’ 출신…어릴 때부터 차별
한국 온 후 50만 원짜리 잡일부터
‘북한 식생활’ 연구로 박사 논문

 

○벗어나야 할 곳, 방법은 공부


“북한을 탈출한 한 아기 엄마가 미국까지 와서 받게 된 이 상은 저 개인에게 주어진 상이 아니라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가라고 북한 주민들에게 주어진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박사는 이렇게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1997년 8월 16일은 다시 태어난 날이다.
오전 3시 30분 갓난아기를 등에 업고 압록강을 건너 9월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으로 들어갔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6·25전쟁 때 월남한 집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11세 때 북한 양강도 삼수군 혁명화구역으로 추방당했다.
정치범수용소 같은 곳인 혁명화구역에서는 배급을 주지 않아 어린이들조차 스스로 먹을 것과 잠잘 곳을 구해야 했다.
이 박사에게 그곳은 ‘무조건 벗어나야 할 곳’이었다. 방법은 ‘공부’였다. 수재라는 소문이 퍼지면 평양 사람들이 데려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죽기 살기로 공부해 김일성대 수학경시대회 상위 25등 안에 들었지만 그의 예상은 빗나갔다. ‘월남가족’으로 출신성분이 나빠 대학을 갈 기회조차 얻지 못 했던 것.
그는 이것이 한계라는 생각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행히 8년 만에 혁명화구역을 나와 신의주 경공업대에서 발효공학을 공부했다.


○용기와 희망으로 완성한 꿈


이 박사가 결정적으로 탈북을 결심한 것은 미국의 할머니, 친척들과 연락이 닿은 1996년. 중국에서 만난 할머니는 그에게 소설책 한 권을 내밀었다.
미국에서 소설가가 된 사촌이 북한을 배경으로 쓴 소설에 그의 아버지 이름이 실명으로 올라 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다시 혁명화구역으로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압록강을 넘었다. 국경경비대에 체포되어 수없이 매를 맞고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에 들어갔다.
월급 50만 원의 호텔 청소부로 한국 생활을 시작한 그는 주변의 권유와 도움으로 이화여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북한에는 없는 식품영양학을 공부하면서 북한의 문제점을 먹을거리를 통해 바라보게 됐다. 또 독지가들에게 장학금을 모아 탈북 대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일에도 앞장섰다.
지난해 1월 ‘1990년 전후 북한주민의 식생활 양상 변화’ 논문을 써 박사가 됐다.
압록강을 건너 신문 기사를 보며 꿈 꿨던 그림을 완성한 것이다. 아들은 이제 중학생이 됐다.
이 박사가 받은 이 상은 미국 국무부가 매년 세계 여성의 날을 전후해 여성 인권과 정의 실현에 공로가 큰 세계 여성 지도자들을 뽑아 시상한다.

 

<이지현 기자> edith@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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