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i/o/u/æ/등 대부분

목보다 배에서 나는 소리

초등 고학년부터 영어모음

의도적으로 연습하면 효과

 

몇 년 전에 ‘배로 내는 소리를 연습하면 영어 발음 좋아진다’라고 주장하며 텔레비전에 나와 자신의 교습 방법을 직접 보여주었던 영어 학원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영어의 모든 모음을 배로 발성하도록 연습시킨 후 자음과 결합해 발음하게 했던 이 선생님의 영어 발음 훈련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사람이 제일 못하는 발음이 /f/v/, /l/r/이라 배웠습니다. /f/v/발음할 때 윗입술이 아랫입술을 깨무는 연습을 열심히 했고, 또 /r/ 발음은 혀를 입천장에 대지 않고 굴리고 /l/ 발음은 입천장에 대지 않고 굴리는 연습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직접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정말 어려운 발음이 /w/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배웠던 노래 ‘반짝 반짝 작은 별’의 원곡인 ‘Twinkle, twinkle, little star’의 발음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twinkle은 발음기호로 쓰면 /tw´iŋk¤l/로 /l/이 마지막으로 끝나는 것도 힘들지만 /w/ 발음이 더 힘듭니다. w발음은 /u/와 /i/를 동시에 내야 합니다. 입 모양은 동그라면서 /i/ 발음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 발음 중 가장 힘든 발음 중 하나일 것입니다.
외국인 친구에게 wood의 발음이 정말로 어렵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w/ 발음이 어렵다는 말을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외국인 친구는 모음 /u:/ 발음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목으로 소리 내는 것이 아니라 배로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배로 깊게 소리를 내라고 했습니다.
/a/e/i/o/u/의 모든 장모음은 모두 배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can 발음을 외국인이 고쳐줄 때 배로 내는 소리가 안 되어서 그렇게 고쳐준 것이었습니다.
저는 말을 할 때 대부분 목으로 소리를 냅니다. 강의를 많이 하거나 노래를 부르면 목이 쉬거나 아픕니다. 하지만 영어의 모음은 대부분 배에서 소리를 냅니다. 물론 /i/ 발음과 /æ/ 발음은 입을 옆으로 벌려 내는 소리이지만 이것 역시 배로 소리를 내야 합니다.
성악을 공부한 사람들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의 발음을 잘하는 이유도 바로 배로 하는 기본 발성이 잘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친구의 지적을 받고 가능하면 배로 소리를 내려고 연습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우리말을 할 때와 영어를 할 때 목소리가 다르다’고 합니다.
지금도 가능하면 배로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지만 목으로 소리 내는 습관이 강해 의도하지 않으면 잘되지를 않습니다.
시간이 되면 아이와 함께 서로 배 부분을 만지면서 영어의 모음 발성 연습을 해보십시오. 그리고 이 방법은 초등학교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에 효과적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이가 무의식적으로 영어 발음을 따라 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배에서 나는 발음 연습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되어 한국식 발음으로 변화되기 시작할 때 가끔 훈련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현주 감신대 교수·‘1% 더 실천하는 엄마가 영어 영재 만든다’저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