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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 영어공부법]특목고 입학이냐 조기유학이냐 따라 영어공부법 차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0-03-02 09: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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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영어공부법]특목고 입학이냐 조기유학이냐 따라 영어공부법 차이

영어권 살다 온 학생 ‘한국식 영어교육’ 오히려 적응 어려워
방학마다 경비 많이 드는 해외연수 미래계획 맞춰 숙고해야

 

제자 중에 중학교 때 2년간 영국에서 공부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영국에서 공부를 했기에 발음은 거의 완벽했습니다. 아름다운 영국식 영어발음이었죠.
저는 일주일에 2시간씩 두 번 수업을합니다. 독해, 문법 각 1회 수업입니다. 문법 수업을 시작한 지는 한 5년 정도 됩니다. 그 전에는 학생들에게 문법을 가르쳐야 할 필요를 거의 못 느꼈지만 듣기, 독해 중심의 수업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의 문법이 부족함을 많이 느껴 문법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시제(tense), 명사(noun), 형용사(adjective), 동명사(Gerund), 부정사(Infinitive)를 공부했던 1학기 수업에는 이 학생이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았던 용어들을 알게 되고 또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라 좋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2학기가 되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학기 수업의 내용은 조동사(Modals), 수동형(Passive), 가정법(Conditionals), 직접화법(Direct Speech), 간접화법(Indirect Speech)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학생들의 성화로 어려운 부분은 우리말로 수업을 했습니다. 그러자 영국에서 공부했던 이 학생은 점차로 영어에 흥미를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조동사 부분은 계속 불평을 했지요. 자신은 영국에서 살며 그냥 감으로 배웠기 때문에 모든 조동사가 말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영미인이 쓴 문법책에서 조동사 부분은 매우 상세하게 구분되어 설명됩니다. 추측의 정도, 확신의 정도, 가능의 정도 등 정도의 구분을 중심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실제로 영어권에서 살았던 학생들은 왜 이렇게 조동사를 구분해가며 배워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시험 문제를 보며 다 말이 되는데 어떻게 구분하느냐며 항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수동형, 가정법, 직접화법, 간접화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능동형 문장을 수동형으로 고치는 것, 직설법 문장을 가정법 문장으로 고치는 것, 직접화법을 간접화법으로 만드는 것 등, 전혀 처음 해본 영어공부 방법이라 모든 것이 혼동 그 자체였습니다. 결국 2학기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학점을 받은 후 그 학생이 제게 찾아와서 “이래서 제가 고등학교 때 영어 수업을 싫어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서 살다 오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영어로 문법을 가르칠 때 교수로서 고민을 참 많이 합니다. 영어권에서 살다 온 아이와 한국에서 공부한 아이에게 문법을 가르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다수의 아이들이 한국에서 공부한 아이들이라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 위주로 문법을 가르치며, 영어권에서 살다온 학생들에게는 “너희들이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려면, 또 영어를 하려면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해”라고 말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제가 알기에 요새는 방학마다 아이를 영어권 나라에 연수를 시키는 일부 부모가 있고 또 학원에서는 이런 연수를 강하게 권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한 엄마는 아이를 2년째 이런 연수를 보내며 “영어가 많이 늘었다”고 자랑하곤 합니다. 겉으로는 “잘하셨어요”라고 말하지만 저는 “아이를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어느 나라에서 공부시킬 건가요?”라는 질문을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곤 합니다. 만약 아이를 조기유학 보낼 생각이라면 이와 같은 방법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물론 경비가 많이 들어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공부시킬 생각이 있다면 현행 교육제도에서는 그다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닙니다. 특히 지금처럼 영어 내신이 좋아야만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 갈 수 있는 상황일 경우에는 도리어 아이가 한국식 교육에 적응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현주 ‘1% 더 실천하는 엄마가 영어 영재 만든다’저자·감신대 교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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