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hate’가 청소년들에게 화제입니다.
희정도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가수가 ‘I hate Koreans’라는 말을 블로그에 올린 후 은퇴를 하고 결국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물론 대표적인 뜻인 ‘증오하다’로 썼다면 굉장히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 단어는 많은 뜻을 지니고 있고 문화나 상황을 모르고 직독직해하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hate’는 정말로 싫을 때 쓰는 말이지만 미국에서는 아이가 엄마한테 야단맞은 후 “I hate you”라고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뉘앙스의 차이를 이해하라
영어를 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위와 같은 상황입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이론과 실제가 다르다고나 할까요. 이런 ‘뉘앙스의 차이’를 빨리 습득하는 사람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 뉴질랜드 친구를 집에 초대한 적이 있어요. 저녁을 먹고 어두워지자 저는 친구에게 이제 늦었으니 그만 가도 좋다는 뜻으로 “You should go now”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가 갑자기 일어나 옷을 입고 집에 갔습니다. 서둘러 돌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한 말에 무언가 오해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should’가 문제였어요. 문법에서는 ‘생각해보니 좋아서 강하게 권하는 조동사’로 배우지만 실제로는 ‘강하게’의 의미가 너무 강해 명령 비슷하게 쓰인것이죠. 친구가 아니라 존경을 표해야 하는 사람이었다면 굉장한 실례를 한 것이 됩니다.
●영영사전 활용하라
영어 작문을 할 때 특히 한영사전에 의존해서 단어를 찾는 경우 이런 일을 자주 경험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참 똑똑하다’의 문장을 작문해봅시다.
한영사전을 찾으면 분명히 ‘very’와 ‘too’가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He is very smart’와 ‘He is too smart’는 의미상 엄청난 차이가 있죠. 전자는 칭찬의 문장이지만 후자의 문장은 비난에 가깝습니다. 후자의 경우 너무 잘나서 마음에 안 든다는 의미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한영사전을 찾은 후 자신이 쓰고자 하는 단어를 영영사전에서 다시 찾아봐야 합니다.
‘very’의 경우 영영 사전을 찾아보면 ‘used for emphasizing that a quality exists or is true to a great degree(자질이 있거나 진실로 정도가 깊은 경우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됨)’이라고 정의내리며 예문으로는 ‘That＇s very kind of you, Susan’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too를 영영사전에서 찾아보면 ‘more than is necessary or acceptable(필요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경우보다 더 많은)’이라고, 즉 과도하다는 의미로 쓰인다고 돼 있습니다.
예문으로는 ‘I don＇t trust Hilary-she＇s a little too smart(나는 힐러리를 믿지 않아-그녀는 좀 너무 똑똑해)’가 나와 있고요. 내용상 볼 때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 의미로 쓰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발음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표현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에 또 영미권에서 사는 것도 아니기에 영어를 배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우리는 유창하게 말하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적절한 때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여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입니다. 외국인의 발음, 속도에 대해서는 의의로 매우 관대한 것이죠. 발음 악센트에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정말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영영사전을 찾아 자신이 쓰고 있는 단어가 적합한 뜻을 지녔는지 수시로 점검 해보세요.
<이현주· ‘난생 처음 쓰는 영어일기’저자 감리교 신학대학교 교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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