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운 문장 응용하면 간단한 회화- 작문 가능
책도 읽어 일거양득… 부모님 체크 뒤따라야

 

얼마 전 미국에 사는 사촌여동생과 통화하며 미국 엄마들은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촌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아이비리그(Ivy League·동부 지역의 유명한 8개 대학을 총칭하는 말) 중 하나인 컬럼비아대의 여자 대학인 버나드대를 나와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코리언 드림’을 이룬 셈이지요.
하지만 처음 미국에 가서는 정말 고생이 많았답니다. 사촌이 미국에 갈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초등학교 시절에 영어를 배우지 않았습니다. 그뿐인가요. 중학교 진학할 때쯤 겨우 알파벳을 배웠으니까요.
간신히 알파벳을 알고 미국에 간 10세 남짓 꼬마 여자 아이에게는 혼란 그 자체였겠지요. 영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니 학교에 가도 그냥 친구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고 무조건 ‘yes’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이 만만치 않을 때였고, 결국 차별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실력을 키우는 것이었죠.
의기소침해진 딸을 위해 아버지는 매주 1, 2권의 영어동화를 모두 외우게 했다고 합니다. 매일 밤마다 외우게 하고 잘못된 문장을 수정해주는 식이었죠. 사촌은 이렇게 외운 문장을 응용해 간단한 회화나 글쓰기가 가능해지자 학교생활이 훨씬 즐거워졌다고 합니다.
물론 밤마다 아빠와 함께 치르는 이 행사(?) 덕분에 영어 실력뿐만 아니라 동화의 재미에도 푹 빠질 수 있게 되었고요.
이후 어떻게 됐냐고요? 닥치는 대로 책을 읽은 덕분에 고등학교 때는 학교 신문의 편집장까지 했다는 거죠. 미국 학교에서 교지 편집장은 대단한 위치입니다. 대학 입시에도 엄청난 경력이 되지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하버드 로스쿨 시절 흑인 최초로 교지 편집장을 했다죠. 아무튼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수업은 훨씬 쉬워지고 재미있었답니다.
물론 동화나 영어책 읽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부모는 아무도 안 계실 겁니다. 제가 보기엔 영어 공부는 절반이 부모의 역할인 것 같아요.
사촌도 밤마다 아빠의 노력이 없었다면 미국 사회에 어떻게 적응했을까요.
지금 아이와 함께 서점으로 가서 동화책을 골라보세요. 아이의 수준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 주세요.
외우게 하기까지는 사실 힘듭니다. 하지만 매일 정해진 분량을 큰 소리로 읽게 해 보세요. 그리고 써 보게 하세요. 물론 꾸준히 해야 합니다. 6개월 후 아이의 실력을 체크해 보세요. 아마 놀라실 겁니다.

<이현주 ‘난생 처음 쓰는 영어일기’ 저자· 감신대 교수>

 

○바로잡습니다

23일자 최강영어공부법 본문 내용 중 M: Where are you going∼에서 Where을 When으로 바로잡습니다.

 

 

▼희정이가 보낸 편지▼

단어- 문장 외우기
엄마가 검사 더 기억 쏙쏙

엄마, 힘들죠? 제 시험기간이 엄마 시험기간인 것 같아 죄송해요.
저도 알아요. 혼자서 시험공부 해야 하는 것. 하지만 혼자서 하는 것 정말 어려워요. 특히 영어는. 영어시간에는 가끔 졸아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요. 엄마가 있으니까.
하지만 엄마가 단어를 체크해 주고 문장 외우는 것을 도와주고 틀린 문제를 함께 고민해주면 훨씬 기억이 잘 나요.
거의 매번이지만 공부법 때문에 엄마와 갈등도 생기지만 결국 기분 좋은 자극인 것 같아요. 이제 고등학생이니 스스로 공부법으로 들어가야겠지만 아직은 엄마가 곁에서 지켜주니 든든해요. 기말고사부터는 혼자서 해 볼게요. 엄마는 푹∼ 주무세요.^^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