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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화 논술]질투에 희생된 히아킨토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8-10-29 15: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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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논술]질투에 희생된 히아킨토스

히아킨토스는 뛰어나게 잘생긴 청년이었다. 아폴론 신은 그를 무척 사랑하여 운동할 때나 놀이할 때나 사냥 갈 때 늘 데리고 다녔다. 어찌나 그를 아꼈던지 아폴론에게는 올림포스 산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둘은 달리기 경주를 하며 한 나절을 보내다가 지치면 개울가에서 땀을 식혔고 철없는 아이들처럼 서로에게 물을 뿌리면서 즐거워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람의 신인 제피로스 또한 히아킨토스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는 아폴론과 히아킨토스의 다정한 모습에 질투심이 치솟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아폴론과 히아킨토스가 원반던지기를 하면서 솜씨를 겨루고 있을 때 제피로스는 바람을 불게 하여 아폴론의 원반이 빗나가게 만들었다. 금속으로 된 커다란 원반은 궤도를 벗어나면서 안타깝게도 히아킨토스의 머리에 명중되고 말았다.
상처에서 히아킨토스의 붉은 피가 솟구치는 것을 보면서 아폴론은 두려움에 떨며 외쳤다.
“오, 내 사랑하는 히아킨토스, 대체 내가 네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창백해진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자신의 손을 들여다보며 몸을 떨었다.
“내가 네 대신 죽을 수만 있다면! 절대로 죽지 않는 신의 운명이란 어쩌면 이다지도 가혹하단 말이냐!”
이미 히아킨토스의 눈은 감겨 있었고 얼굴은 납빛처럼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잠시 뒤 히아킨토스는 아폴론의 품에 안긴 채 줄기 꺾인 꽃이 고개를 숙이듯 머리를 숙이고 말았다. 아폴론은 그 모습을 보면서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
그때 히아킨토스의 피로 붉게 물든 풀밭 가운데 꽃 한 송이가 솟아났다.
그리스 사람들은 꽃다운 청춘에 죽어 간 아름다운 청년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그 꽃의 이름을 ‘히아킨토스(히아신스)’라고 붙였다.

 

●용어 설명
제피로스: ‘서풍의 신’으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바람을 상징한다. 티탄 신족으로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아들이며 꽃의 여신인 플로라의 남편이기도 하다. 남풍의 신 보레아스, 동풍의 신, 북풍의 신과는 형제이다.

 

생각을 키워요

①아폴론은 절대 죽지 못하는 신의 운명을 한탄한다. ‘신’과 ‘인간’을 비교하여 각각의 특징을 나누어 생각해 보자.

②컴퓨터에 대한 이론적 기초를 마련한 영국의 수학자 앨런 매시선 튜링은 동성애자였다. 그 때문에 법원에서 약물을 투입하여 거세하라는 판결을 받는다. 결국 튜링은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자살한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정당한 것인가?

불멸의 존재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의 사랑은 언제나 비극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제우스 신이 사랑했던 모든 여인도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사랑 때문에 슬픈 경험을 해야 했다.
이것은 신과 인간의 본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신의 특성인 ‘불멸성’이 없다. 그런 인간이 불멸성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변신’이다. 꽃이나 동물, 바위 혹은 별로 변하면 불멸의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신화에 변신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게다가 변신은 사물의 기원을 시적으로 설명해 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이 신화에 나오는 한 청년의 죽음이 오늘날 ‘히아신스’라고 부르는 꽃 히아킨토스를 탄생시켰다. 그의 피가 땅을 다시 살아나게 하여 꽃을 피운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땅에 제사를 드렸던 아주 오래전 풍습을 이 이야기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아폴론과 히아킨토스의 이야기에서 가장 독창적인 것은 아마도 신의 한탄일 것이다.
“절대로 죽지 않는 신의 운명이 어찌 이리도 가혹하단 말인가!”
사실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불멸에도 결점과 약점이 있다는 것을 잘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신들은 절망에 빠졌을 때 죽음이라는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아서 영원히 그 고통을 견뎌 내야 하기 때문이다.

 

- 미소년을 사랑한 아폴론

동성애는 성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성이 같은 사람에게 심리적, 사회적,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즉 여성이 여성을, 남성이 남성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은 유전자와 호르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거나 심리적 억압과 잘못된 학습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동성애에 대해 모두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동성애자들을 나타내는 상징은 ‘무지개’인데 성 정체성의 다양함을 보여 준다. 이 밖에도 나치 독일 당시에 수용소에서는 동성애자를 탄압하기 위해 ‘분홍 삼각형’을 사용했다고 한다. 분홍 삼각형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집단적인 차별의 의미를 가진다. 아폴론은 남신이면서 왜 미소년을 사랑한 것일까?
이유는 당시 그리스 사람들의 생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 또는 미천한 존재로 여겼다. 그래서 오히려 남성끼리의 동성애가 권장되었다. 시대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신화도 이해할 수 없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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