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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와 선생님방 이지성선생님 칼럼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UFO라도 본 듯 “첫눈이닷~!”

첫눈이 왔다. 학교는 난리가 났다.
“첫눈이다∼!”
어린이 친구들은 UFO라도 본 것처럼 큰 소리로 외치며 창가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하늘하늘 내려앉는 눈송이를 넋을 잃은 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지토가 ‘I can….’”
영어 수업을 계속하던 나는 순식간에 찬밥 신세가 됐다. 게다가 바로 앞에 앉은 미영이가 하는 말.
“에이, 쌤. 눈도 오는데 공부는 무슨 공부예요!”
헉, 초등학생에게 이런 말을 듣는 선생님이 전국에 몇 명이나 될까.
첫눈 구경이 끝난 뒤 자리에 앉은 아이들에게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줬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어느 날도 하늘 가득 첫눈이 내렸다. 나는 여름방학 때 만들어 둔 대나무 활과 화살을 둘러메고 뒷산을 올랐다. 그리고 꿩 사냥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약한 화살이 문제였다. 꿩들은 내가 쏜 화살을 날개로 턱 잡더니 툭하고 분질러 버렸다. 그러곤 배꼽을 잡고 뒹굴면서 나를 비웃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는 화살을 내던지고 활을 몽둥이처럼 손에 쥐고 내달렸다. 꿩을 때려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꿩 녀석들은 가볍게 하늘로 날아올라 버렸다. 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날이 어둑해졌다. 그제야 내가 너무 멀리 떠나왔다는 걸 깨달았다. 정말 무서웠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노래를 부르면서 가장 높은 언덕으로 올라갔다.
언덕 위에서 내가 꺼낸 건 가방 속에 챙겨 둔 비료 포대. 그 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마을을 향해 쏜살같이 미끄러졌다. 토하고 싶을 정도로 속이 울렁거렸지만, 그럴수록 노래를 힘껏 불렀다.
마침내 거짓말처럼 비료 포대 눈썰매가 멈춘 곳은? 바로 우리 동네 어귀였다. 엉덩이가 심하게 아팠지만 정말 짜릿한 하루였다.
선생님의 멋진 모험담이 끝났는데, 듣고 있는 녀석은 거의 없다. 다들 책상 위에 낙서하기, 친구에게 쪽지 돌리기 등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럴 수가, 내 이야기가 첫눈에 지다니!
그래도 행복했다. 첫눈이 와서.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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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3 20:19: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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