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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색분필로 칠판 가득 “군서야 미안”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11-26 1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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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운이는 학교에서 늘 밝고 명랑하게 생활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성운이가 어제 울먹이는 얼굴로 피노키오 상담실을 찾아왔다. 친구가 따돌려서 힘들다는 것이었다.
성운이를 따돌리는 친구는 군서였는데 놀랍게도 둘이 매우 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사소한 일로 서로 오해가 생겼고, 오해를 풀지 못한 군서가 친구들에게 “성운이는 나쁜 녀석이니 상대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군서의 친구들은 정말 이상한 녀석들이다. 친구가 그런 부탁을 하면 무슨 일인가 알아본 뒤 두 사람을 화해시켜야 하는데 군서의 말을 성실(?)하게 따랐다.
성운이의 자초지종을 들은 후 군서를 불렀다. 난 군서의 손을 잡고 이렇게 입을 열었다.
“군서야, 요즘 힘든 일 있지?”
군서는 고개를 절레절레한다. 나는 다시 군서의 두 눈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물었다.
“군서야, 요즘 힘든 일 있지?”
그러자 군서의 두 눈에 알사탕 같은 눈물이 어린다. 군서는 “선생님, 성운이가, 성운이가…” 하더니 채 말을 못 잇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린다. 나는 군서를 끌어안고 또 이렇게 물었다.
“그래, 군서야, 성운이 때문에 힘들지? 넌 성운이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도리어 따돌리게 돼서 너무 힘들고 미안한 거지?”
그러자 군서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끄덕한다.
난 6교시가 끝난 뒤 성운이를 불러 군서의 마음을 전해 주었다. 성운이는 뭔가를 깊이 깨달은 듯한 얼굴로 돌아갔다. 학년회의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와 보니 칠판 가득 색분필로 이렇게 써 있었다.
“군서야, 미안해. 성운이가. 선생님, 이거 절대로 지우지 마세요.”
나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해 자리에 앉는 것도 잊어버린 채 오랫동안 성운이의 마음을 느꼈다.
다음 날 군서를 불러 성운이의 마음을 보여 주었다. 한 시간 뒤 군서와 성운이가 어깨동무를 하고서 우리 교실로 찾아왔다. 둘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선생님, 우리 다시 친하게 지내기로 했어요!”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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