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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와 선생님방 이지성선생님 칼럼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반성문 쓰랬더니 ‘괴기문서’를

‘기로로와 그 친구들’ 8명이 오늘 3교시에 무려 15분이나 늦게 교실에 들어왔다.
우유 창고에서 우유팩을 갖고 놀다가 늦게 들어온 녀석들이 하는 짓, 교실 뒷문이 부서져라 열고 터벅터벅 들어와서 자리에 앉더니 이내 주변의 여자 아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3명은 청소도구함 앞에서 레슬링 경기를 벌였다. 게다가 9명 중 3교시 책과 노트를 갖고 온 아이는 고작 2명.
나는 휴화산에서 활화산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폭발했다. 기로로와 그 친구들은 선생님의 화산재와 용암을 온몸에 뒤집어썼다. 그 기세에 놀라 몇 명은 풀이 죽었고, 몇 명은 훌쩍거렸다.
녀석들은 반성문을 써서 냈다. 그런데 반성문 내용이 거의 괴기 문서 수준이었다. 자신들이 잘못한 내용은 하나도 없고 오직 선생님의 잘못(?)만 가득 써 있었다.
‘소리 지르는 선생님이 무서워서 학교 다니기 싫다’ ‘학생이 조금 잘못했다고 몽둥이를 드는 선생님은 나쁘다’ 등등.
오, 맙소사! 고작 조금(?) 잘못했다니. 게다가 몽둥이라니. 15cm짜리 자를 가지고. 그것도 선생님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자를 흔든 것을 가지고 마치 어떤 폭행이라도 당한 것처럼 쓴 것이다.
잠시 황당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대응했다.
녀석들의 잘못을 세심하게 지적해 주고 납득을 시켰다. 그리고 녀석들에게 피해를 본 여학생들의 말을 들어보게 했다.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기로로와 그 친구들. 난 또 반성하는 녀석들이 너무 귀여워서 한 명씩 안아 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파이팅 하기로 굳게 약속했다.
녀석들, 감동했는지 두 눈에 눈물이 어린다.
우리 어린이 친구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고, 또 혼난다. 어린이 처지에선 언제나 억울하다. 나름대로 그런 행동을 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 생각은 다르다. 선생님은 어린이 한 명이 아니라 반 전체 40여 명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잘못한 어린이를 꾸중하고 혼내는 것이다.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려 주기 바란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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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2 16:53:1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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