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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얼짱몸짱 왕서방 독거미파’는 안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11-05 17: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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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를 마치고 우유를 마시고 있는데 영식이가 대단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뛰어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장원하고 이희영이가 복도에서 막 불량식품 먹어요!”
순간 나는 한숨이 나왔다. 원이하고 희영이 때문이 아니었다. 영식이 때문이었다. 영식이는 ‘불량식품 대왕’이라고나 할까? 책상 서랍, 사물함, 책가방은 물론이고 신발주머니에도 불량식품을 감춰놓고 먹는 녀석이다. 혹시나 해서 호주머니를 뒤져봤다. 맙소사, 빨다 만 사탕 두 개가 손에 찐득찐득 묻어났다.
“이영식 어린이, 이 사탕부터 버리고 이야기하세요!”
이렇게 말하고 영식이를 돌려보냈다.
점심을 먹고 교실로 돌아왔더니 6학년 여자 어린이 네 명이서 아이들을 다 쫓아내고 교실을 지키고 있었다. 상담을 하러 왔다는 거였다. 녀석들이 하는 말,
“피노키오 선생님, 4반 경미 때문에 죽겠어요.”
요즘 경미가 6학년 여학생 세계에서 새로운 ‘주먹짱’으로 떠올랐는데 자기들을 때렸다는 것이었다. 나는 또 한숨이 나왔다. 내가 알기로 녀석들은 지난 몇 개월간 친구들을 열심히 괴롭혔다. 이름 하여 ‘얼짱몸짱 왕서방 독거미파’라는 것을 만들어서 말이다.
“좋아, 경미 이야기는 너희 반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리자. 하지만 너희들도 이젠 알았을 거야. 친구에게 괴롭힘 당하면 얼마나 힘든지.”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녀석들을 돌려보냈다.
이 어린이들뿐만 아니다. 우리 어린이 친구들은 다른 친구가 나쁜 행동을 하면 선생님에게 일러바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일러바치는 어린이가 평소에는 더 심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는 급식으로 받은 우유를 던져도 괜찮다. 하지만 친구들은 절대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자기는 힘이 약한 친구를 때리거나 괴롭힐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어린이가 그런 짓을 하면 선생님한테 벌을 받아야 한다.
물론 나쁜 행동을 하는 친구는 당연히 혼나야 한다. 하지만 다른 친구를 바라보는 그 마음의 거울로 자기 자신도 비춰보기 바란다.
학교가 지금보다 몇 배는 행복한 공간이 될 것이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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