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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사귀면 사랑한다고 말해야 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10-29 18: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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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새롬이 사귀면서 사랑한다고 몇 번 말해 봤어?”
“사귀면 사랑한다고 말해야 해?”
“당연하지. 사랑하지 않으면 사귀는 게 아냐.”
“그래? 그럼 이따가 문자로 보내야겠다.”
“안 돼. 남자는 그런 말 문자로 하는 게 아냐.”
“그럼 직접 말해?”
“당연하지. 그런데 아무도 없는 데서 말해야 해.”
“왜?”
“왜긴. 바보. 키스를 해야 하니까 그렇지.”
“뭐? 키스? 너 키스도 해 봤어?”
“아니. 6학년 형들이 그러는데 사귀면 다 키스하는 거래. 나야 뭐, 아직 여자친구가 없어서.”
규준이와 호연이는 컴퓨터 창고에 숨어서 이런 대화를 주고받다가 느닷없이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키 높이만큼 쌓여 있는 고장 난 컴퓨터 더미 뒤에서 갑자기 이런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호연아. 아무리 그래도 키스는 안 된다!”
누구였을까? 바로 나였다. 컴퓨터 키보드가 하나 필요해서 구하러 왔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호연이에게 키스하라고 부추기는 규준이의 생각과 규준이가 말한 그 6학년들이 궁금해서 두 어린이를 체포(?)하려는 찰나, 두 어린이는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발휘해서 내 손아귀를 완벽하게 빠져나갔다. “사람 말 몰래 듣는 쌤 나빠!”라는 말을 남기고.
피노키오와 그 친구들에게 규준, 호연 체포명령을 내리려다가 그만뒀다. 이런 일은 선생님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 대신 새롬이를 불러다가 호연이를 어린이답게 사귀는 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초등학교는 어린이 커플로 북적북적하다.
1학년부터 시작해서 6학년까지 한 반에 적게는 한두 커플, 많게는 일곱 여덟 커플까지 있다. 물론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하지만 어린이답게 사귀어야 한다. 서로 고민을 들어 주고, 힘이 되어 주고, 숙제와 시험공부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팔짱을 낀다든지 뽀뽀를 한다든지 키스를 한다든지 하는 등의 행동은 어린이답지 못하다. 호연이와 새롬이의 어여쁜 사랑을 기대해 본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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