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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까꿍~!” 인사해 보세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09-17 16: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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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보내고 뭔가를 끼적거리고 있는데 드르륵 하고 교실 문이 열리더니 6학년 여자 어린이 4명이 뛰어 들어왔다. 이어서 책상 두 개가 우당탕 소리를 내면서 엎어졌다. 녀석들이 책상에 올라가 “피노키오 쌤. 까꿍∼!” 하고 인사한 뒤 뛰어내린 결과다. 아니 세상에 6학년이나 되어 가지고서 “까꿍” 하고 인사하다니라고 생각할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까꿍을 무시하지 말라고.
나는 감히 주장한다. 까꿍은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인사말이라고. 나는 어린이 친구들과 늘 “까꿍” 하면서 인사하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나의 까꿍 앞에서 배꼽을 잡지 않는 어린이가 없기 때문이다. “까꿍∼!”이라는 말 한마디에 교실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책상을 두들겨 대면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웃는 어린이들 덕분에 오늘도 나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나의 느끼한 까꿍을 사랑해 주는 어린이 친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표한다.
하여튼 책상 두 개를 업어치기하면서 달려온 여학생들은 운동회 연습에 대한 불평불만을 따발총처럼 늘어놓았다. 얼굴 가득 튀긴 녀석들의 침을 소매로 스윽 하고 닦은 뒤 나는 이렇게 말해 주었다. “난 너희가 별이라고 생각해. 인간의 경험을 하고 싶어서 천국에서 지구로 내려온. 아마도 너희는 별이었을 때 지구별 초등학교 운동회를 보고 이렇게 소리쳤을 거야. ‘우와∼. 재미있겠다. 나도 해 보고 싶다’.”
그러자 네 명의 소녀가 동시에 당나귀 뒷발질하는 시늉을 했다. 썰렁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녀석들은 괴물 같은 목소리로 “선생님∼각!궁!” 이렇게 소리치고는 도망가 버렸다. 그래도 효과는 있었나 보다. 다음 날 점심시간에 녀석들이 보란 듯이 우리 반 복도까지 찾아와서 “우리는 별∼별∼” 하면서 운동회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이 있으면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 보길 권한다. “나는 바로 이런 일을 경험하고 싶어 천국에서 내려온 별이야.”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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