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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앗! 선생님에게 똥침을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09-10 18: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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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당시 우리 학교엔 ‘똥침’ 열풍이 불었다. 우리는 틈만 나면 서로에게 똥침을 해댔다. 그중에서도 똥침 잘 먹이기로 유명한 ‘똥침 패밀리(가족)’가 있었다. 하루 평균 10명 이상의 아이들에게 불같은 똥침을 날리면서도, 자신들은 절대로 엉덩이를 습격당하지 않는 어린이들이었다.
기습공격의 명수, 절대방어의 화신. 그렇다. 그들은 차라리 똥침 특공대원들이었다.
똥침 패밀리의 한 명이던 나는 어느 날인가부터 담임선생님에게 똥침을 먹이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내 자리를 지나쳐 가실 때마다 번개처럼 몸을 돌려 똥침 먹이는 시늉을 했다. 사실 너무 무서웠지만 친구들에게 대단한 놈으로 인정받고 싶어서 그런 짓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선생님이 내 곁을 지나가시려는 순간 나는 습관처럼 왼손을 뻗었다. 그런데 맙소사, 그날따라 내 뒤에 앉은 아이가 책을 안 가져 왔다. 선생님은 잠시 멈춰 서서 왜 책을 안 가져왔느냐고 물으셨고, 나의 왼손은 그대로 선생님의 엉덩이에 부드럽게 꽂히게 되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상상에 맡기겠다.
그리고 오늘 어떤 여자 어린이가 나에게 똥침을 먹였다. 사실 녀석은 그냥 똥침 먹이는 시늉만 했던 것인데, 그 순간 내가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고, 그게 진짜 똥침으로 연결된 것이다. 교실은 난리가 났다. 남자 아이들이 벌 떼처럼 들고일어나 똥침 어린이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심지어 욕을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똥침 어린이의 얼굴은 불쌍하게도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나는 녀석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녀석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해 주었다.
“우리 가영이가 인체에 관심이 많구나. 그래 선생님, 인체 탐험은 잘했니?!”
그러자 교실은 또 난리가 났다. 선생님이 똥침한 손을 잡았다며 웩웩거리며 토하는 시늉을 하는 아이들, “저도 인체에 관심 많아요”라면서 우르르 몰려나와 내 엉덩이를 찔러대는 아이들, “우리도 인체 탐험하자!”며 서로 뒤엉켜 똥침을 먹이는 아이들 등등.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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