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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뿌붕뿡뿡 기관총 방귀에 교실 소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04-02 17: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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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도움반 창열이가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게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1초도 안 돼 “뿌우우웅∼”하는 소리가 고요한 교실을 갈랐다. 뒤이어서 “뿌뿌뿌뿡!” “삐우우웅∼” “빠빠빠빵!” 하는 소리가 연속적으로 터져 나왔다.
교실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으아악!” 하면서 허겁지겁 도망치는 아이,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숨을 꾹 참고 창문으로 달려가는 아이, 코가 썩는다며 코를 쥐어 잡고 교실바닥을 뒹구는 아이 등등 총알만 안 날아다녔지 전쟁터와 다를 바 없었다.
소란을 진정시키고 나니 창열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들이 방귀 냄새를 피한다며 책걸상을 창문 옆이나 교실 앞뒷문 쪽으로 밀착시켰기 때문이다. 창열이는 헤헤거리며 웃고 있었다. U자형으로 보기 좋게 벌어진 입 주위로는 흘러나온 콧물이 넘치도록 흐르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 광경을 보고 또 한 번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사랑의 빗자루를 들어서 “딱!” 하고 책상을 내리쳤다. 그러자 교실 안이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창열이도 사뭇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왼손을 들어올린 다음 그 밑에 오른손을 포갰다. 그리고는 아주 환하게 웃으면서 “굿∼. 우리 창열이 아주 좋아! 오늘은 지난번보다 한 번 덜 뀌었군. 아주 좋아!” 하면서 박수를 쳐주었다. 또 덤으로 사랑의 하트까지 날려주었다. 교실 안은 또 한 번 난리가 났다. “으악, 선생님이 창열이를 사랑한대!”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나는 아이들을 진정시키면서 말했다. “선생님이 말했죠? 친구의 좋은 점만을 보라고요. 방금 선생님은 창열이의 방귀가 아니라 좋은 점을 보았답니다. 여러분은 왜 그럴 수 없죠?”
시 우리 어린이들은 천사표다. 내 말을 금방 이해하고는 창열이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쳐주었다. 사랑의 하트도 엄청나게 날려주었다. 창열이는 대단히 행복해했다.
세상엔 두 종류의 어린이가 있다. 친구들의 나쁜 점만 보는 미련한 어린이와 친구들의 좋은 점만 보는 현명한 어린이. 어떤 친구든 그 친구의 좋은 점만 보면 우선 내 마음이 편해진다. 그리고 웃으면서 대할 수 있다. 리더십 역시 자연스럽게 길러진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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