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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귀신소동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03-26 1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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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를 머금은 비가 하루 종일 뿌렸다. 세상은 온통 노란색으로 칠해졌고 학교에서는 난리가 났다. ‘귀신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학교 별관에 이상한 것이 돌아다닌다는 둥 지하실에 시체가 있다는 둥 듣기만 해도 머리가 쭈뼛해지는 괴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학교를 떠돌았다.
아이들은 별관으로, 지하실 입구 쪽으로 우르르 몰려가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교실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진짜로 봤다” “귀신하고 눈이 마주쳤다” 등 해괴한 소리들을 해댔다.
학교에서 귀신 소동이 한창일 때 나는 자신을 피노키오라고 주장하는 어린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어린이 주위에는 각각 자신을 인어공주, 곰돌이 푸, 아기공룡 둘리, 돈키호테라고 주장하는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녀석들은 나에게 강한 압력을 넣고 있었다. 선생님은 외계인이 분명하니 반드시 자신들의 클럽에 가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절대로 지구인이니 가입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한 무더기의 아이들이 교실 문을 부술 듯 뛰어 들어왔다. “지하실에 진짜로 시체가 있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나는 “피노키오, 선생님이 출동할 시간이야.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기하자!”하면서 일어났다.
별관 지하실에 가보니 과연 음산한 기운이 떠돌았다. 그리고 창고 안에 뭔가 시커먼 것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나는 소리 지르는 아이들을 교실로 보내고 별관 지하실을 살펴보았다. 생각했던 대로 귀신이나 시체 같은 것은 없었다. 창고 안에는 고장 난 책걸상들만 쌓여 있었다.
혹시나 해서 5교시가 끝나고 다시 가보고 6교시가 끝난 뒤 다시 가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또 혹시나 귀신 분께서 수줍어해서 나타나지 못하는가 싶어서 “저기요, 혹시 계시면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나와 주세요. 괜찮아요”라는 말까지 친절하게 곁들였지만 역시나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결국 귀신 사건은 해프닝으로 판명되었다.
학교에 귀신은 없다. 있다고 해도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는 해치지 못한다. 학교에서 혹시 귀신 소동이 일어나거든 강하고 담대하게 대처하면 된다. 만일 귀신이 있다면 여러분의 용기에 놀라 줄행랑을 칠 것이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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