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과학실에 외계인이 잠 쿨쿨…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03-05 14:38:43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우리 학교 과학실엔 초미니 외계인이 산다.
1년 전 그는 초미니 UFO(미확인 비행물체)를 타고 고향 별을 출발했다. 목적지는 천왕성이었다. 그런데 지구 위를 지나가던 중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졸린 눈을 비비며 걸어가던 달이 UFO를 향해 하품을 해 버리고 만 것이다. 달의 지독한 입냄새가 UFO를 덮쳤고 그는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UFO는 지구 별의 한 초등학교 옥상에 추락했다.
마침 옥상에서는 아기공룡 ‘둘리’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었다. 둘리가 한참 신나게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는데 휴대전화가 울렸다. 방송사에서 온 전화였다. 순간 둘리는 만화 출연 약속을 깜빡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둘리는 허겁지겁 옥상을 내려갔다. 하지만 둘리는 알지 못했다. 엄지발가락으로 초미니 UFO를 밟았다는 것을.
얼마 후 정신을 차린 외계인이 ‘우주선 켜짐’ 버튼을 눌렀지만 UFO는 작동하지 않았다. 외계인은 천왕성은커녕 고향 별 ‘서업별런그’에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실망하지 않았다. 지구 별 초등학교에는 과학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미니 외계인은 6개월에 걸쳐 UFO를 과학실로 끌고 갔고 지금까지 수리하고 있다. 외계인은 매일 밤 12시에 과학실 한구석에 나타나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과학실의 온갖 기구를 사용해서 UFO를 수리한다.
학생들에게 여기까지 이야기한 다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교실에서 그만 떠들어! 초미니 외계인이 숨어서 자고 있단 말이야. 방해하면 안돼!”
개학이다. 방학 동안 내 맘대로 살다가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하는 학교에 오니까 몸과 마음이 도통 말을 듣지 않는다. 아이들은 오죽하랴.(^^;) 새로 바뀐 교실도 낯설고 새로 만나는 친구들도 낯설다. 선생님 말씀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자꾸만 뛰어나가고 싶고 또 마구 떠들고 싶어진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나는 수업시간마다 엉뚱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아이들이 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효과는 만점이다. 아이들이 너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한다. 공부도 숙제도 즐겁다. 즐겁게 시작하는 것! ‘좌충우돌’ 3월을 가장 성공적으로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