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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함께 읽는 뉴스]인터뷰/거미박사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5-12-12 1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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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읽는 뉴스]인터뷰/거미박사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개미제국의 발견’을 쓴 동물행동학자 서울대 최재천(51·생명과학부) 교수는 이제 ‘거미박사’로 불러야 될 것 같다. 최 교수는 최근 김길원 박사와 함께 유럽산 거미 ‘아모로비우스 페록스’가 집단 사냥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해 학계에 보고했다. 이 연구는 동물행동학분야 권위지인 ‘행동생태학 및 사회생물학’지와 영국 BBC방송이 펴내는 잡지 ‘야생동물’ 11월호에 실렸다. 최 교수를 5일 연구실에서 만났다. ―아모로비우스 거미가 사회성 곤충인 개미처럼 집단 사냥을 한다니 특이하네요. “어미가 알을 깨고 나온 새끼에게 자신의 몸을 먹이로 줄 만큼 대단한 거미예요. 새끼 땐 무리지어 살다가 어미가 되면 뿔뿔이 흩어지는데 좁쌀의 10분의 1도 안 될 것 같은 뇌를 지닌 새끼 거미가 집단 사냥을 한다는 게 신기하죠.” ―이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사냥할 때 가장 위험한 일을 한 거미보다 공격에 가담하지 않은 ‘얌체족’이 더 맛난 먹이를 차지했어요. 한편으로는 (공격에 앞장서는 거미의) 희생이 없으면 (뒤따르는 나머지 거미들의) 협동이 불가능하다는 거죠. 이를 잘 연구하면 사자들이 어떻게 집단으로 영양을 잡아먹는지 알 수 있어요.” ―‘땀 흘려 일하는 쪽 따로 있고 뒤에서 챙기는 쪽이 따로 있다’는 세상사와 닮은 것도 같고…. ‘개미박사’로 통했는데 이젠 ‘거미박사’시네요. “하하. 개미 연구는 20년 넘었고 거미와 까치는 8년째죠.” 최 교수는 요즘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논문을 준비 중이다. 무당거미가 거미줄 가운데 흰줄을 두껍게 치는 이유를 밝혀 냈다. “다른 곤충들이 자외선 패턴 때문에 흰 줄을 꽃으로 착각해 꿀을 따먹으려고 덤벼들도록 흰줄을 치는 것입니다.” 그는 1954년 강원 강릉시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 오지에서 태어났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 옮겨 다니다 서울에 유학해 우신초교를 거쳐 교동초교를 졸업했다. ‘기러기 엄마’의 교육열 덕분이란다. 9세부터 시를 써 온 문학소년은 시인은 못되고 ‘스타 과학자’가 됐다. 서울대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4년부터 서울대에 재직하면서 10여 권의 대중 과학서를 펴냈다. ‘과학전도사’가 된 이유를 묻자 “미국 자연사박물관에서 연구하며 아이들에게 과학을 해설하는 자원봉사를 열심히 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e메일을 많이 보내 오죠. “‘아이가 공부 안 하고 곤충만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어머니가 많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좋아요.” ―미래의 자연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박지성 이영표 같은 ‘멀티플레이어’가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공부는 골고루 하세요. 다방면에 재능이 있어야 해요. 21세기는 ‘통합적’인 시대입니다. 융통성 있는 인재가 필요해요. 여러 분야의 지식을 한데 묶을 줄 아는 사람. 이를 ‘통섭(統攝·종합학문)이라고 하는데…. 학문도, 기업도 이런 인재를 원해요.” 최 교수는 지난해 서울대에 영장류연구소를 세웠다. 내년 봄 인도네시아 자바섬 정글을 찾아 침팬지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길자 기자>pgj@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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