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석좌교수팀이 줄기세포를 연구하면서 난자를 제공한 여성 20여 명에게 ‘보상금’으로 1인당 150만 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팀에 난자를 제공해온 미즈메디병원의 노성일 이사장은 21일 이같이 밝혔다. 이는 그동안 “돈을 주고 산 난자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황 교수의 말과는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윤리적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문제인가
난자를 기증한 사람에게 돈을 준 것이 법적 문제는 없다. 지금은 연구용 난자를 채취할 때 돈을 주고 보상하는 것이 생명윤리법(1월 1일 발효)으로 금지됐지만 당시에는 이런 법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황 교수팀은 2004년 인간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실으면서 “난자 제공은 순수한 기증에 의해 이뤄졌다”고 밝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구 다시 봐야
세계 주요 국가들의 생명과학 연구에 대한 규제는 무척 까다롭다. 인간 배아를 다루는 연구가 자칫 인간 생명을 가볍게 여기고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사람을 연구하는 기관은 반드시 자체 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2000년 8월에야 의학적으로 도움이 되는 줄기세포 연구에만 연방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영국은 지역마다 연구윤리위원회를 두어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배아줄기세포 연구기관에 반드시 윤리심사위원회를 두어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과학적, 윤리적으로 올바른지를 심사토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을 제정해 인간 복제 및 인간 배아 연구에 대한 법적 규제 근거를 마련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많이 늦은 편. 이 때문에 생명과학 선진국에서 엄격히 규제하는 난자 추출 등이 쉬웠고 황 교수팀이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었다.
●난자는 왜 필요한가
줄기세포는 인체의 어느 조직으로도 분화할 수 있는 세포. 황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복제배아줄기세포는 사람 난자의 핵을 빼낸 뒤 그곳에 줄기세포를 만들려는 사람의 몸에서 뗀 체세포 하나를 집어넣어 수정란처럼 분열이 시작되도록 해 만든다. 그래서 난자가 필요하다. 이 배아는 210여 가지 장기 세포로 자랄 수 있어 이 기술을 활용하면 환자에게 필요한 장기를 만들 수 있다. 대략 10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다른 여러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배수강 기자>bsk@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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