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의 여기자인 주디스 밀러(54) 씨가 자신에게 비밀 정보를 제공한 사람을 밝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6일(현지 시간) 구속됐다.
밀러 씨는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기사를 쓰면서 정부 안에 있는 믿을 만한 사람(취재원)의 말을 빌려 전 대사의 부인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스파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CIA 비밀요원의 신분 누설은 ‘범죄’가 된다.
미 검찰과 법원은 ‘누구에게서 취재했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밀러 씨는 이를 거부했다. 그는 왜 ‘취재원’을 밝히는 대신 감옥에 갔을까. 기자들의 직업윤리 때문이다. 정치 권력이 나쁜 일을 하거나 잘못할 경우 정부의 높은 사람들이 중요한 정보를 신문에 알려주어야 기사를 쓸 수 있다. 만약 기자가 그 사람을 밝힌다면 그는 피해를 볼 것이고, 아무도 정보를 알려 주려고 하지 않아 결국 신문을 보는 독자는 정치 권력이 저지르는 ‘나쁜 짓’을 모르게 된다.
밀러 씨는 “기자들이 취재원을 밝히면, 맡은 일을 할 수 없다”면서 “(밝히면) 자유 언론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군이 자유를 위해 이라크전쟁에서 죽을 위험을 기꺼이 무릅쓰듯이, 나는 자유 언론을 지키기 위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길자 기자>pgj@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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