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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이랑 놀자]눈 다래끼 팔아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5-04-27 18: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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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랑 놀자]눈 다래끼 팔아요

순옥이의 눈에 커다랗고 빨간 다래끼가 났다. 그런데 하필 운 나쁘게도 오늘 마을에 사진사 아저씨가 온단다. 한껏 멋을 내고 엄마와 사진 찍으러 나서는 만수는 순옥이를 놀려댄다. 다래끼 때문에 사진을 못 찍게 되자 순옥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할머니는 순옥이를 달래며 ‘눈 다래끼를 낫게 해 주마’고 약속한다. 요즘이야 휴대전화에도 사진기가 달려있어 사진찍기가 일상화됐지만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는 백일이나 돌 입학식 졸업식 결혼식 회갑 등 아주 특별한 날에만 사진을 찍었단다. 사진기가 매우 귀하고 사진 촬영 기술을 가진 사람도 드물었기 때문이지. 기념일을 앞두고 사진관에 가거나 사진사를 불러서 찍었는데 사진사 아저씨가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어. 사진사 아저씨는 손수레나 달구지를 끌고 “사진 박으세요”를 외치며 도시 골목길에서 시골 신작로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어. 아저씨의 손수레에는 장난감 목마, 풍선, 안경, 가발, 사탕, 화장품 등 온갖 물건이 다 들어 있었지. 그래서 사진사 아저씨가 마을에 나타나면 호기심과 설렘에 들뜬 아이들과 동네 사람들이 아저씨 주변으로 모여들었단다. 사진사 아저씨는 분장사가 되어 더벅머리 아이에겐 멋진 가발을, 눈이 작은 아이게겐 안경을 씌워 줬어. 사진을 찍기 전, 잔뜩 긴장한 아이들의 굳은 표정을 풀기 위해 아저씨는 익살을 부려 웃음을 만들어 냈지. 바로 그 순간, 하나 둘 셋 외치는 사진사 아저씨의 목소리. 퍽-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마그네슘이 터지고 연기가 피어오르면 사진 촬영은 끝난단다. ‘눈 다래끼 팔아요’는 눈에 난 다래끼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사진도 못 찍게 된 손녀 순옥이를 할머니가 자신의 비법으로 치료해 준다는 내용으로 사진을 처음 접했던 옛 아이들의 설렘과 긴장이 익살스러운 그림에 담겨 있다. 얼레빗을 아픈 곳에 대거나 눈다래끼를 파는 기상천외한 치료법이 절로 웃음을 머금게 한다. 언어세상 펴냄. 값 8500원. ●눈 다래끼 판다는 게 뭐예요? 눈 다래끼는 속눈썹 뿌리에 세균이 들어가 눈시울에 생긴 부스럼이다. 옛 사람들은 눈 다래끼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했다. 불기운에 쬐어 뜨거워진 질경이를 아픈 눈시울에 붙이기도 했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바르기도 했다. 물푸레나무 껍질을 삶은 물로 눈을 씻거나 결명자 달인 물을 먹기도 했다. 다양한 주술적인 방법도 동원됐다. 얼레빗을 방바닥이나 왕골 돗자리에 문지르며 ‘얼레빗에도 다래끼 나나?’라고 말한 뒤 뜨거워진 빗을 아픈 부위에 대거나 갓 걸음마를 시작한 사내아기의 고추에 아픈 눈을 비비면서 ‘고추에도 다래끼 나나?’라고 말했다. 다래끼 난 곳의 속눈썹을 뽑아서 돌멩이 사이에 끼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삼거리에 두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이를 발로 차면 그 사람한테로 다래끼가 옮아간다고 믿었다. 이런 행동을 ‘눈 다래끼 판다’고 했다. <김세원 기자>claire@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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