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목적 아니면 평상시 ‘듣기’ 꾸준히 하면 실력 향상

 

영어 공부가 싫다는 아들을 데리고 일요일에 두 시간씩 영어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시작할 때는 제가 가르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원을 오래 다녔지만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지 구멍이 뚫린 부분이 너무 많아 하나씩 고쳐 주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 것이죠.
첫날 문법책으로 수업을 했습니다. 아이의 첫 마디는 ‘학원이랑 똑같네’였습니다. 그리고는 그야말로 학원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졸고 딴청부리기 시작한 것이죠. 그 다음부터는 아들과의 전쟁이었습니다.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를 어르기도 하고 윽박지르고 하면서 보낸 두 시간은 정말로 전쟁터였습니다.
문법을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야무진 꿈을 접고 중고교 영어를 많이 가르쳐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영어 수준이 중상정도인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교재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친구 말로는 TEPS를 공부하는 게 가장 좋다고 답했습니다.
책방에 가보니 TEPS에 관한 책이 많았습니다. 출판사도 다락원, 넥서스 등 다양했고 수준도 다양했습니다.
아들과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처음 30분은 TEPS로 듣기를 합니다. 영어 능력 중에 손을 놓으면 가장 뒤떨어지는 것이 ‘듣기’이기 때문입니다.
아들아이에게 TEPS 듣기 공부를 가르치면서 느낀 점은 TEPS의 듣기 교재로 공부하는 것이 듣기 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초등학교부터 아이의 영어 능력 향상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중학교 듣기 시험이 생각보다 기초 수준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저 역시 듣기 시험이 너무 초급이라 무시했다가 첫째가 시험을 망친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시험 때는 분명히 듣기 시험 예상 문제를 해야 하지만 시험이 아닌 때는 아이의 수준에 적합한 TEPS 듣기 교재로 공부하는 것도 듣기를 유지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영어 듣기에는 여러 가지 규칙이 많지만 그중에서 다음의 것들은 알아두시면 듣기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합니다. (다음의 발음 규칙은 주로 미국식 영어 발음입니다.)
(1) {강모음+t+약모음}: 모음 사이에서 t는 r로 소리 난다.
예)water, computer(영국식 영어의 경우 t발음보다는 마지막 r발음이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2) 자음 뒤 단어의 끝소리 {t}, {d}는 약해지거나 발음되지 않는다.
예)payment(마지막 t는 거의 들리지 않음) brand(d 발음은 거의 들리지 않음)
(3) -t-n과 같은 단어는 {t}가 비음으로 발음된다.
예)beaten, written
(4) 발음에 주의해야 할 1음절 단어
cold, ad처음 1음절의 단어는 어떤 때 너무 빨리 읽어 잘 들리지 않을 경우가 있다. 듣기를 할 때 이런 단어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시오.
사실 아이에게 TEPS 공부 시키는 것은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과학이나 수학에 관심이 많은 경우 이와 같은 공부는 아무 소용이 없는 듯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6년간 열심히 영어공부를 한 아이의 경우, 혹시 외국 유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실제로 뚜렷하게 권할 만한 영어교재가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듣기 어휘 문법 독해의 4가지 영역을 갖고 있는 TEPS 교재는 총괄적인 영어공부를 하는데 좋은 교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현주 ‘1% 더 실천하는 엄마가 영어영재 만든다’저자·감신대 교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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