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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 여행]식물도 좋은 일·나쁜 일 기억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10-01 04: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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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임성훈

식물도 사람과 동물처럼 어떤 일이나 상황을 기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을까요? 식물의 기억력을 알아보기 위해 많은 식물학자가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괴롭힌 사람 오면 ‘부르르’

 

프랑스의 작가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식물학자인 자크 브로스(1922∼)가 쓴 책 ‘식물의 역사와 신화’ 중 한 대목입니다.

 

《 미국의 한 경찰서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해 여러 용의자 가운데 누가 범인인지를 밝혀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클리프 벡스터.

 

어느 날 거짓말 탐지기에 식물의 잎이 닿았는데, 그 순간 탐지기의 바늘이 움직였다. ‘식물도 사람처럼 진실이나 거짓에 반응한다는 말인가?’ 깜짝 놀란 벡스터는 경찰서에 있는 모든 식물의 잎을 탐지기에 가져다 댔다. 식물마다 탐지기에 반응했다. 》

 

그 이유가 궁금해진 벡스터는 학생 6명을 초대해 또 다른 실험을 시도했다. 두 개의 식물을 둔 방에 한 사람씩 같은 시간 동안 머물다가 나오게 했다. 단 마지막으로 방에 들어간 학생에겐 두 개의 식물 중 한 식물을 화분에서 뿌리째 뽑아낸 뒤 그 식물의 가지와 잎, 뿌리를 모두 망가뜨리게 했다.

 

이 일을 아는 사람은 벡스터와 해당 학생, 망가지지 않은 살아있는 식물뿐이었다. 실험이 끝난 뒤 벡스터가 거짓말 탐지기를 들고 방 안에 들어갔다. 학생 한 명씩 방에 들어왔다. 식물을 망가뜨렸던 학생이 방에 들어오자 거짓말 탐지기가 크게 반응했다.

 

여러분은 벡스터의 실험을 통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자크 브로스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지요. ‘나무들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믿음이 우리에게는 미신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이지요. 그는 식물도 사람과 동물처럼 ‘어떤 일이나 상황을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조금 전의 일 기억해요

 

많은 학자가 식물의 기억력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고 연구했습니다.

 

영국의 유전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인 존 버든 샌더슨 홀데인(1892∼1964)은 파리지옥이란 식물을 대상으로 실험했지요. 파리지옥은 냄새를 뿌려 파리, 나비 등이 덫으로 들어오게 만든 뒤 잡아먹는 식물입니다.

 

누군가가 파리지옥의 자극털(잎에 가시처럼 난 털)을 건드리면 파리지옥은 덫을 닫습니다. 하지만 35초 이내로 자극털을 다시 건드리지 않으면 덫을 열지요. ‘나를 건드렸던 누군가가 다른 곳으로 갔구나’하고 안심하듯 말이에요.

 

이 실험을 통해 홀데인은 식물이 바로 전에 일어난 일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계속된 자극에 적응

 

1960년 8월 일본에 태풍이 서서히 몰려오고 있을 때였습니다. 대학에서 미모사를 연구하던 히데오 토리야마 교수가 창밖에 심은 미모사가 강풍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습니다.

 

미모사는 센 바람에 자극을 받자 잎을 접었지요. 그런데 몇 시간 뒤에는 미모사가 잎을 활짝 열고 바람을 맞고 있었습니다. 히데오 토리야마 교수는 ‘계속 세차게 부는 바람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미모사가 평소대로 다시 잎을 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처럼 식물은 기억력을 지닙니다. 어떤 자극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 유전자에 입력시켜 그 정보를 다음 세대에 물려준다고 합니다.

 

※이것만은 꼭!

 

식물이 기억력을 지녔음을 알려주는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프랑스의 식물학자 자크 브로스는 같은 공간에 둔 두 식물 중 한 식물을 누군가가 해치면, 이 사실을 남은 한 식물이 기억한다는 것을 거짓말 탐지기 실험으로 알아냈다.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존 버든 샌더슨 홀데인은 파리지옥의 자극털을 건드리면 그 순간 파리지옥이 덫을 닫지만, 35초 이내로 다시 자극털을 건드리지 않으면 파리지옥이 조금 전 자극을 받았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달라졌음을 알고 덫을 연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본의 히데오 토리야마 교수는 미모사가 시간이 흐를수록 바람과 같은 자극에 점차 적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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