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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짱 이지성선생님의 좌충우돌 우리교실]‘피노키오 쌤’이 정말 화날 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6-09-24 17: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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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연히 복도에서 어떤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그리고 고맙다는 의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아이들이 괴성을 질렀다.
“선생님, 손 썩어요!”
알고 보니 엄마가 없어 잘 씻지 못하는 아이였다.
어제 어떤 반 수업을 대신 했는데, 한 아이가 늦게 들어왔다. 그 아이는 1분단과 2분단 사이의 공간을 통해 자기 자리로 들어갔다.
“으악, 더러워!”
그러자 1, 2분단 아이들이 몸을 뒤로 튕겼다. 3, 4분단 쪽으로 도망간 어린이들도 있었다. 그 아이는 도움반 아이였다.
오늘 한 어린이가 피노키오 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그러면서 하는 말.
“우리 반에 아주 나쁜 애들 세 명이서 한 친구를 매일 괴롭힙니다. 다른 친구들은 다 모른 척하는데, 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이 어떻게 좀 해주세요.”
괴롭힘당하는 아이는 다리가 불편해서 잘 걷지 못하는 어린이였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모른다. 얼마나 크게 혼냈는지 모른다. 그리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이런 일이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매일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내 가슴은 지금도 찢어질 듯 아프다.
같은 반에 잘 씻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면 저금통을 깨서라도 목욕탕에 데리고 가야 한다. 도움반 친구가 있다면 모두가 나서 수호천사가 돼 줘야 한다. 몸이 불편한 친구가 있다면 너 나 할 것 없이 도우미가 돼 줘야 한다. 친구를 따돌리거나 힘이 약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하는 나쁜 친구가 있다면 막아야 한다. 그게 멋있는 어린이요, 인간다운 어린이다.
또 이걸 알아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나쁜 짓은 학교폭력에 해당된다는 것을. 만일 피해를 본 어린이가 경찰서에 고발한다면 여러분은 학교폭력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여러분은 감사해야 한다. 그동안 그렇게 괴롭히고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 오늘 그동안 알게 모르게 괴롭혔던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기 바란다.
“친구야, 나를 용서해 줘. 앞으로는 정말 잘할게.”
이지성(경기 성남시 상원초교 교사)ilikeuverymuch@hanmail.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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