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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호표 박사의 고전으로 가요읽기]이루 ‘촌스럽고 유치하게’와 공자의 촌스러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6-03 05: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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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사진)의 ‘촌스럽고 유치하게’는 제목도 촌스럽게 달았습니다. 주인공은 ‘한눈’을 팔다가 옛사랑에게 돌아와 상대가 진짜 기대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겠어’라고 고백합니다.


사랑하나봐 이제야 아나봐 너뿐인가 봐 너여야만 하나봐/이런 건가 봐 이제야 알겠어 세상에 하나뿐인 사랑이라는 걸/오랜만이란 너의 짧은 인사에 촌스럽게 눈물이 나왔어…/혼자 걸었던 길을 둘이서 걸어 유치하게 손을 놓지 않고/잘한 일이야 잊지 않고 기다리던 일 잘된 일이야 다시 만난 일…/좋은 날에 나쁜 날에 기쁜 날에 슬픈 날에도 기대고 싶은 사람은 단하나/마지막이야 나 언제까지나 사랑할 사람…


주인공은 상대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임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상대가 인사를 하자 눈물 흘린 것을 ‘촌스럽다’고 합니다. 세련되지 못하다는 말이겠지요. 반가움의 눈물이 촌스러운 걸까요. ‘쿨’하지 못한 걸까요.
둘이 손잡은 모습을 유치(幼稚)하다고 합니다. 어리다는 뜻이지요. 게다가 유치(乳齒)는 젖니를 말하죠.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에 빠지면 유치해진다고. 그럴 수밖에 없죠. 사기의 사랑이 아니라 참사랑이라면 마음이 순수해지니까 어린이처럼 되는 거겠죠. 옛 어른들이 늘 마음을 닦아 오르려는 경지가 늘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지니는 것이니까요.
공자가 말했습니다. “선배들이 예와 음악에 대해 한 것을 촌스러운 사람(야인·野人)이라 하고 후배들이 예와 음악에 대해 하는 것을 군자라고 한다. 내가 예와 음악을 한다면 선배를 따르겠다.”
옛 어른들은 먼저 참인간이 되고 나서 예와 음악에서 세련함을 찾았는데 요즘 와서는 이걸 촌스럽다고 한다는 것이지요. 반면에 요즘 사람들은 사람의 본바탕은 별로이며 겉모습만 번지르르한데 이걸 군자라고 한다는 것이지요. 거꾸로 된 ‘짝퉁세상’이라는 말입니다. 일종의 포장술이고 사기죠. 그러니 얼치기 세련보다는 차라리 촌스러운 게 낫다는 것이겠지요.
공자는 인간의 본바탕(질·質)과 교양(문·文)을 함께 갖춰야 군자라 할 수 있다(문질빈빈·文質彬彬, 연후군자·然後君子)고도 했지요. 앞의 말과 통하는 것입니다.
이루의 ‘촌스럽고 유치하게’로 돌아가 볼까요. 헤매다가 정신을 차려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나니 ‘촌스럽게’ 눈물을 흘리고 ‘유치하게’ 손을 잡고 다닌다고 하지요. 주인공은 이제 본바탕으로 돌아와 촌스러워졌나 봅니다.

 

< 홍호표 어린이동아 국장 hphong@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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