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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 지존]“ ‘쓰레기 처리’ 놓고 펼치는 게임…이기주의 꼬집었죠”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12-06 04: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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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주최 ‘아마추어 보드게임 공모전’ 장관상 받은 표유강 씨

[생각 지존]“ ‘쓰레기 처리’ 놓고 펼치는 게임…이기주의 꼬집었죠”

《 아이디어는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새처럼 ‘날고 싶다’는 아이디어로 비행기가 발명된 것과 ‘손 안에 인터넷’을 실현한 스마트폰이 그렇다. 아이디어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거리를 걷다가 얻을 수도 있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거나 신문을 읽다가 나올 수도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11년 아마추어 보드게임 공모전’에서 장관상을 차지한 표유강 씨(23·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3학년 휴학)를 만났다. 표 씨가 만든 게임의 이름은 ‘님비(NIMBY)’. 이 보드게임에는 어떤 아이디어가 숨어있을까? 》

 

●사회문제를 보드게임으로
“올해 1월 보드게임을 만들려고 고민을 시작했어요.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올라 고민하던 중 어릴 적 쓰레기 문제로 이웃 간에 다툼이 일어난 신문기사를 본 기억이 나더라고요. 집단이기주의를 상징하는 단어인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죠.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사회문제이니 게임을 만들면 재밌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표 씨는 “이 게임은 나에게 주어진 쓰레기 카드를 빨리 남의 집 앞에 놓아야 하는 게임”이라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역설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의 집 앞에 쓰레기를 버려라
이 게임은 4∼6명이 함께 즐길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유저는 쓰레기 카드와 아이템 카드를 각각 4장씩 받는다.
“쓰레기에는 음식물 빈병 깡통 옷 가구 전자제품 우유팩 신문지 등이 있는데 쓰레기마다 버리는 방법이 달라요. 빈병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버려야 하고 음식물은 ‘아우 냄새’라고 외쳐야 해요. 쓰레기를 몰래 버려야 하는데 누가 버리는지 알게 돼 표적이 될 수 있죠. 아이템 중에는 ‘경비견’이 있는데요, 이 카드는 누군가 우리 집에 몰래 쓰레기 버리는 것을 막아줘요. 하지만 다른 유저가 ‘뼈다귀’ 아이템이 있다면 ‘경비견’은 무용지물이에요. 경비견을 뼈다귀로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쓰레기 소포’ 아이템은 밤에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룰을 깨고 낮에 버릴 수 있는 카드예요. 근래 문제가 된 ‘쓰레기 택배 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문화를 배우는 보드게임
전문가들은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보드게임을 이야기한다. 중독성이 적고 다른 사람들과 마주 보며 게임을 해 가족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보드게임 발전이 더딜까?
“교육용 보드게임밖에 없어 재미가 없어요. 부루마블처럼 게임을 즐기며 ‘시장경제’를 조금이라도 알게끔 해야죠. 보드게임 강국 중 하나인 일본에는 자기 나라 역사를 테마로 한 대작 게임도 많아요. ‘쇼군’, ‘세키가하라 전투’, ‘사무라이’ 등과 철도의 역사, 일본의 전통 술인 ‘사케’와 관련된 게임도 있죠. 보드게임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는 것도 필요하지만 문화를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역사가 더 깊은 우리나라가 더 많은 스토리와 전설이 있는데 아쉬워요. ‘세종대왕’ ‘이순신 게임’, 이런 게 나와야죠.”

 

온라인 게임도 담기 힘든 긴 스토리를 작은 보드에 담는 것이 가능할까?
“동영상과 화려한 그래픽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해요. ‘비뉴스’라는 와인 보드게임이 있는데 게임 속에서 포도 농장을 구입한 후 와인을 생산, 판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품평회까지 엽니다.”
표 씨는 요즘 ‘님비’의 제품화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쉽지가 않다. 문제는 돈. 상금 100만 원 중 세금을 떼고 받은 90여만 원 중 10만 원은 한 봉사단체에 기부했고 나머지는 제품 출시 비용으로 썼다. 모자란 부분은 소셜펀딩사이트(www.tumblbug.com/nimby)에서 소액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얼마 전 시제품을 들고 한 보드게임 업체를 찾아 개발을 부탁했어요. 그런데 아이디어는 인정하지만 상업성을 담보할 수 없어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이해해요.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용 보드게임이 아니면 절대 돈을 벌지 못하거든요. 이런 게임이 나오면 바로 망해요. 하지만 님비를 꼭 완성된 제품으로 만들 거예요. 유통망이 없어 시중에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작은 아이디어로 사회 현상을 배울 수 있는 이런 게임이 시장에 나와야 조금이나마 문화가 발전하지 않을까요.”

 

< 원주=글·사진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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