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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 지존]국내 첫 인간형 로봇 ‘휴보’ 만든 오준호 KAIST 교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6-28 0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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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시간’ 집중해봐라 그러면 ‘내것’ 저절로”

[생각 지존]국내 첫 인간형 로봇 ‘휴보’ 만든 오준호 KAIST 교수

어린시절 ‘학원’보다는 ‘청계천 세운상가’와 더 친했던 한 소년이 있었다. 엉뚱하고 호기심 충만한 이 소년에게 세상의 모든 부품들을 다 구할 수 있는 ‘세운상가’는 과학관이자 세상에서 가장 큰 고물상이었다. 전기모터 라디오 무선조종기 등 없는 것이 없었다.
모든 것을 다 만들고 싶었다. 증기기관차도 직접 만들어 봤다. 분유통에 알코올램프를 넣어 불을 때 보일러를 만들었고 세운상가에서 구한 파이프는 피스톤을 대신했다. 30여 년 뒤 이 ‘엉뚱 소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간형 로봇 ‘휴보’를 만들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KAIST 교수를 만났다.

 

●반에서 55등이 전교 15등으로
보통 천재들이 인터뷰에서 밝히는 것처럼 오 교수도 공부에는 취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고교 2학년 초까지 반에서 55등이었어요. 집에 가는 길에 있었던 청계천을 둘러보느라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죠. 이해하지 못하고 달달 외워 공부 잘하는 친구들에게 ‘너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 줄 아니?’라고 뚱딴지같은 질문을 하며 무시했죠. 원리에만 관심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대학은 가야겠다 싶어 고교 2학년 때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극한과 미분 적분을 배우면서 수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주말 내내 보지 않았던 수학책과 참고서를 마스터했다. 수학과 물리와 같은 과목은 무조건 만점을 받았고 나머지 과목은 그럭저럭 선방했다.
결과는 전교 15등. 비법은? ‘재미를 느끼면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어는 끝까지 못했다고.

 

●로봇공학은 ‘과학 종합선물세트’
오 교수는 지난해 KAIST 최고 영예인 특훈교수(Distinguished Professor)가 됐다. 2009년에는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런 로봇공학자가 되려면 어려서부터 어떤 생활을 해야 할까?
“로봇은 제가 좋아했던 별보기 만들기 음악 미술 등의 수많은 취미 중 하나였어요. 로봇을 설계한답시고 그림도 그렸지만 ‘커서 로봇공학자가 될거야’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대학원 가서야 로봇을 생각했죠. 나는 엔지니어이자 과학자이지 딱 로봇공학자는 아니에요. 휴보 만들고 로봇공학자가 된 셈이죠.”
로봇공학은 기계공학, 제어계측공학, 뇌공학, 의학, 재료공학 등 모든 분야의 노하우가 집약된 응용과학의 최고봉이라는 이야기다.

 

●하루에 3시간 집중하기
놀면서 공부를 잘했던 이유는 머리가 좋아서였을까.
“요즘 이야기하는 ‘과학영재’는 됐던 것 같아요.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보다 집중력을 키워야 합니다.”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그는 아이에게 가슴에 손을 얹고 하루에 3시간을 집중했냐고 물으면 아마 답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3시간이면 충분하거든요. 학원도 필요하고 효과가 있다면 다녀야죠. 중요한 것은 학원에서 배운 것을 고도의 집중력으로 자기의 것으로 만드느냐는 것이죠. 그렇게 못하면 학원 다니는 시간은 공부할 시간을 빼앗기는 시간이니 당장 그만둬야 합니다.”
그는 독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책을 읽었으면 자신의 의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그렇지 못하면 남의 의견을 인용만 하는 ‘책 읽는 바보’가 된다는 것이 오 교수의 주장이다.

 

●아시모와 가위바위보를 하면?
요즘 ‘휴보’는 미국 6대, 싱가포르 2대를 ‘교육 및 연구’용으로 수출 계약을 하고 제작이 한창이다. 한 대에 40만 달러에 팔렸으니 세계적으로 로봇 기술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럼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로봇 ‘아시모’와 ‘휴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하 ^^. 격투기, 달리기와 같은 종목에서는 아시모가 이길 거예요. ‘가위바위보’는 우리가 이깁니다. ‘휴보’는 손가락 다섯 개를 다 쓸 수 있거든요. 유연하게 관절을 쓸 수 있다는 의미는 로봇에서 굉장히 중요한 ‘자유도’가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오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금의 ‘과학영재’를 둔 학부모에게 한마디 했다.
“과학자에는 과학적 소양과 열정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아무리 말려도 궁금해 못 견뎌 원리를 찾는 아이들은 소양이 있는 거예요. 이런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면 안타깝게도 법대를 간다는 것이죠. 반대로 공부를 못하면 대학을 못 가고요. 참으로 아이러니합니다.”

 

< 대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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