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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브리핑] 커피에 와플 곁들인 대한제국의 미식가 고종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10-12 22: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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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탄생 120주년

일러스트 임성훈
 
 

올해는 대한제국이 탄생한지 120년 되는 해. 조선의 26대 왕인 고종(1852∼1919)은 1897년 10월 13일 나라의 이름을 ‘대한’으로 하고 임금을 ‘황제’로 부른다고 선포(세상에 널리 알림)했다. 중국을 섬겼던 조선의 지위를 왕국에서 황제국으로 높여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나라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최근 대한제국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이어지면서 고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종은 우리나라 고유 음식뿐 아니라 커피, 와플, 케이크 같이 서양에서 들어온 음식을 즐겼던 미식가로도 유명하다.

 

고종이 즐겼던 음식과 음료를 통해 고종의 삶을 들여다보자.

 

대한제국 시절 커피를 마실 때 사용됐던 주전자.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불안함 달래주던 냉면

 

고종은 냉면을 즐겨 먹었다. 이는 상궁 김명길의 수기를 모아 낸 책 ‘낙선재 주변’(1977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명길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후였던 순종의 부인 윤비를 가장 가까이에서 돕던 지밀상궁이었다.

 

이 책에 따르면 맵거나 짠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고종은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나는 냉면을 즐겼다. 배를 넣어 담근 시원한 동치미에 면을 넣고 배, 잣, 편육(얇게 저민 수육)을 얹었다. 이때 배는 칼로 썬 것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얇게 떠서 초승달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냉면 전체에 얹었다고 한다.

 

냉면은 불면증을 앓던 고종이 밤에 즐겨먹었던 음식이기도 했다. 고종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당시 중국, 일본 등 조선을 노리는 외세 때문에 나라가 혼란스러웠기 때문. 특히 그는 1895년 을미사변으로 일본에 부인인 명성왕후를 잃은 경험 탓에 밤마다 불안감에 시달렸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은 1896년 2월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해 1년여 간 머문다. 이것이 아관파천이다.

 

와플틀(위쪽 사진)과 젤리와 케이크 틀
 
 

케이크 먹으며 문화 교류

 

고종은 가배차를 즐겼다고 알려진다. 가배차 또는 가배는 ‘커피’를 가리킨다. 고종은 커피로 인해 독살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커피에 마약인 아편이 들어 있었던 것. 고종실록에 따르면 1898년 9월 12일 유배(죄인을 외딴 곳으로 보냄) 당한 것에 원한을 품은 통역관 김홍륙이 공홍식, 김종화 등을 통해 아편을 커피 찻주전자에 넣어 고종과 당시 황태자였던 순종에게 올렸다. 이때 고종은 커피의 향이 평소와 다른 것을 느껴 커피를 마시지 않았지만 황태자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쓰러져 설사를 앓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된 대한제국 시절의 와플과 케이크 틀을 통해 고종이 서양의 빵을 즐겼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고종은 아버지인 흥선대원군과 달리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흥선대원군은 다른 나라와 무역이나 문화 교류를 엄격하게 금지했던 쇄국(쇠사슬로 나라의 문을 걸어 잠금)정책을 폈던 인물.

 

영국의 지리학자인 이사벨라 비숍(1831∼1904)이 조선을 여행한 기록을 담은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urs·1897년)’에는 “궁궐에 초대를 받아 수프, 생선, 들오리 요리, 꿩 요리, 속을 채워 만든 쇠고기 요리, 설탕에 버무린 호두, 적포도주와 커피 등을 대접받았다”는 구절이 있다.

 

서양 음식을 도입한 것은 당시 조선을 방문했던 서양인들을 위한 문화적인 배려였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대 상황에 맞게 조선의 변화를 이끌고자 했던 고종의 의지도 엿볼 수 있다.

 

▶심소희 기자 sohi0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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