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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대안은 없을까?... 야생동물 없는 동물원

남동연 기자  |   2024-05-22


태국 방콕 동물원의 우리에 갇혀 30년 이상을 혼자 보낸 고릴라 부아노이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릴라’라고 불린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최근 코스타리카가 세계 최초로 ‘공영 동물원’을 모두 없애 화제를 모아요. 야생동물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나라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을 모두 없앤 것.



세계 곳곳의 동물원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이 많아요. 이에 야생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들을 인간의 재미를 위해 가둬두는 동물원은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 있지요. 최근에는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동물 복지에 힘쓰면서도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교육 목적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외 동물원들의 움직임이 돋보여요.



‘오락용 동물감옥’에서 구출!




추운 날씨에 보호소 밖에 갇힌 코끼리의 모습. 더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기린 베니토(오른쪽)가 사파리 동물원으로 옮겨진 후 다른 기린과 잘 어울리고 있다. 멕시코 일간 밀리네오 인스타그램 캡처



동물원의 동물들이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고통 받고 있는 사례는 잊을 만하면 세계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어요. 최근 중국의 타이저우 동물원은 강아지를 판다처럼 보이게 염색을 해 비난을 받기도 했어요. 영국의 한 야생동물 보호단체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29개 동물원에서 유럽 동물원 및 수족관 협회에서 정한 동물 복지 기준을 18개월간 3000건 이상 위반했어요. 추운 날씨에도 보호소 밖에 갇힌 코끼리, 수영장에 접근할 수 없는 하마 등이 발견된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간의 오락을 위해서 동물원이 존재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동물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동물 복지를 향상시키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 1월 멕시코 북부의 한 동물원에서 지내던 기린 베니토는 멕시코 중부의 한 사파리 동물원으로 옮겨졌어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좁은 동물원 울타리에서 벗어나, 실제 기린이 사는 자연의 기후와 비슷한 공간으로 옮겨진 거죠. 기존 동물원과 달리 기린을 좁은 공간에 가두지 않기 때문에 사파리 동물원에 방문한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기린을 관람하지요.



동물 보호하는 동물원




청주동물원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픈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청주동물원 제공



동물 복지를 위해 동물원을 없애자는 주장도 있지만, 동물원이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주는 교육적인 효과를 무시할 순 없다는 주장도 있어요. 동물원에서 직접 보기 힘든 동물을 실제로 보게 되면 동물 보호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지요. 실제 에버랜드의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큰 인기를 끌며 멸종위기종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커지기도 했지요.



이에 교육 효과를 거두면서도, 건강한 동물이 희생되지 않도록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동물원도 생겨났어요. 건강한 동물을 동물원으로 데려와 기르는 게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거나 다른 동물원에서 방치된 동물을 데려와 돌보는 동물원이지요.



청주동물원(충북 청주시)은 다른 동물원에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말라 ‘갈비 사자’로 불리던 사자 ‘바람이’를 데려와 보호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불법 농장에서 구조된 반달곰, 야생에서 부리가 휜 채로 발견된 독수리 등도 치료하고 보호하고 있어요. 청주동물원의 관람객들은 이 동물들을 볼 수 있지요.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 팀장인 김정호 수의사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됐으나 영구 장애를 갖게 된 동물은 안락사를 시켜야하는 경우도 있기에 이런 동물을 데려와 보호하고 있다”며 “단순히 관람을 위해 건강한 동물을 가두고 전시하는 동물원이 아니라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동물원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어요.



기술과 아이디어 접목하면...




지난 3일 서울 중구 DDP에서 열린 ‘DDP 봄축제: 디자인 동물원’에 대형 판다 벌룬이 전시돼 있는 모습. 뉴시스



디지털 기술과 각종 아이디어를 접목한 ‘동물 없는 동물원’도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실제 동물을 볼 순 없지만 가상의 동물이나 동물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즐기며 동물 관련 지식을 키우는 것이지요. 증강현실(AR)을 활용해 가상의 동물의 모습을 면밀히 관찰하고, AR동물과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동물원은 국내외 곳곳에서 이미 선보인 상황.



최근 문을 연 서울대공원(경기 과천시)의 원더파크는 미디어 아트(새로운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미술작품)로 육지와 바다에 사는 다양한 동식물을 보여줘요. 관람객들은 마치 살아있는 동물을 관람하듯 시설을 이용하며 동물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디자인 동물원’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열렸는데, 이곳에선 동물을 주제로 한 놀이터가 선보이기도 했어요.

▶어린이동아 |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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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동1

    jisung0613 2024.05.26

    나도 동물원에 갇혀있는 동물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는데 다행이다.앞으로도 동물원에 갇혀 고통받는 동물들이 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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