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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는 ‘이곳’으로도 숨을 쉰다… ‘웃긴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 받은 연구들

김재성 기자  |   2024-09-25


2024 이그노벨상 생리학상을 수상한 연구팀이 시상대에서 상을 받는 모습. 임프로버블 리서치 유튜브 캡처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는 연설자들에게 “제발 그만하세요. 지루해요”라고 말하는 역할을 하는 8세 어린이 ‘미스 스위티 푸’(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볼 수 있다. 임프로버블 리서치 제공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진 ‘노벨상’은 인류에 큰 공헌(힘을 써 이바지함)을 한 사람이나 단체가 받지요.



그런데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준 사람들만 상을 받으라는 법 있나요! 올해로 34번째를 맞은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거나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내용을 알린 연구에 주어지는 상. 손잡이를 돌리는 데 손가락은 몇 개가 필요한지, 발 냄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을 밝힌 연구 등이 과거 이그노벨상을 받았지요. 이그노벨상의 ‘이그(Ig)’는 ‘있을 법 하지 않은 진짜(Improbable Genuine)’라는 영어 단어의 줄임말이에요.



이 상은 미국 하버드대의 유머 과학 잡지인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매년 발표하는데요.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해 이그노벨상 10개 분야 수상이 진행됐어요. 어떤 기발한 연구들이었는지 살펴볼까요?



항문으로도 숨 쉰다고!




올해 이그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연구 논문의 표지. 셀프레스 제공



포유류(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동물)가 코와 입뿐만 아닌 ‘항문’을 통해 숨을 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팀이 올해 이그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어요.



연구를 진행한 도쿄의과치과대와 오사카대 연구팀은 미꾸라지와 같은 여러 물속 생물들이 창자(몸속에 있는 소화 기관)를 이용해 호흡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서 사람과 같은 포유류도 내장을 통해 호흡할 수 있는지 살펴봤어요. 연구진은 쥐, 돼지 등의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요. 항문을 통해 산소를 넣는 ‘장내 환기(EVA)’를 하자 동물의 몸속 산소량이 올라가는 것이 확인되었지요.



이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국제 과학 학술지 ‘메드(Med)’에 발표되었어요. 당시 일본의 병원에는 환자의 호흡을 돕는 인공호흡기가 부족한 상황이었는데요. 연구팀은 이에 대처할 방안을 찾다가 ‘산소를 엉덩이에 넣으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했고, 연구로 실현시킨 거예요. 연구팀은 EVA가 호흡이 어려운 환자를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머리카락 난 방향이 다르네?




시계 방향으로 꼬인 머리카락의 모습(위)과 반시계 방향으로 꼬인 머리카락의 모습



머리의 윗부분인 정수리 쪽에 거울을 비추고 자신의 가마(머리의 털이 한곳을 중심으로 빙 돌아 나서 소용돌이 모양으로 된 부분) 모양을 관찰해 봐요. 올해의 이그노벨 해부학상은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에 따라 가마 부분에서 머리카락이 난 방향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프랑스·칠레 연구팀에게 돌아갔어요.



로만 콘사리 프랑스 네케르앙팡말라드 대학병원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연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북반구(적도를 기준으로 지구를 둘로 나누었을 때 북쪽 부분)와 남반구(적도를 기준으로 지구를 둘로 나누었을 때 남쪽 부분)로 나눠 머리카락의 방향을 파악했는데요. 북반구에 사는 사람들의 가마 부분 머리카락은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나 있는 반면, 남반구에 사는 사람들의 가마 부분 소용돌이는 반시계 방향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동전의 앞이나 뒤가 나올 확률은 반반이 아니다




통계학상을 수상한 연구팀이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도 흥미를 끄는 다양한 연구가 이그노벨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어요. 마술사로 활동하는 페르시 디아코니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동전을 35만757번 던진 연구로 통계학상을 수상했는데요. 그렇게나 많이 동전을 던지면 동전의 앞뒤가 ‘반반’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어요. 여러 번 동전을 던지면 처음 던졌을 때와 같은 면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확인된 거예요.



‘고통스러운 부작용이 있는 가짜 진통제’가 ‘부작용이 없는 가짜 진통제’보다 통증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독일·스위스·벨기에 공동 연구팀은 이그노벨 의학상을 수상했어요. 연구팀은 7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일부 실험 참가자들에게만 캡사이신이 첨가되어 목이 살짝 타는 느낌이 드는 가짜 진통제를 제공하고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아무 느낌이 없는 가짜 진통제를 줬어요. 이후에 참가자 모두에게 열을 이용하여 적당한 통증을 주었는데, ‘부작용이 있는 가짜 진통제’를 먹은 사람들은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믿는 심리가 통증을 조절하는 데 효과를 보인 것이지요.



▶어린이동아 |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어린이동아 | 양지원 기자 edujion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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