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새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새 대통령으로 정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됐다. 그는 지난 7일(현지 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66.1%의 득표율로 ‘프랑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을 꺾고 프랑스 25대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결선투표란 이전 선거에서 득표 1, 2위를 한 후보들만을 두고 한 번 더 투표하는 것. 40세인 마크롱은 프랑스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로 현재 유럽의 주요 정상들 중에서도 가장 젊다. 선출직(선거를 통해 뽑힌 공직자) 경험이 전혀 없는 그는 앙 마르슈라는 신생(새로 태어난) 정당을 기반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이변을 연출했다. 마크롱은 이번 주말 엘리제궁(대통령 집무실)에서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마크롱은 어떤 인물일까? 앞으로 세계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기뻐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파리=AP뉴 시스 |
“내 정치를 하겠다”
마크롱은 2008년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에 들어가 인수합병(회사를 사들이거나 서로 다른 회사를 하나로 합침) 전문가로 활약해 부사장까지 오른 인물. 그러던 그는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장관으로 임명된다. 경제장관을 할 당시 마크롱은 기업이 직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게 하는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려고 했지만 올랑드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크롱은 “프랑스 정치 시스템의 한계를 봤다”면서 지난해 앙 마르슈(프랑스어로 ‘전진’)라는 정당을 만들고 장관 자리를 내놓았다. 당을 만든 지 7개월만인 2016년 11월. “프랑스를 21세기로 끌고 나가겠다”면서 그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마크롱을 향해 기뻐하는 마크롱 지지자들 |
기존 정치권을 향한 분노
앙 마르슈는 현재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작은 정당이다. 프랑스 국민은 무엇을 믿고 마크롱에게 많은 표를 던진 걸까?
프랑스 국민이 그를 지지한 배경에는 프랑스를 오랫동안 이끌었던 두 정당인 ‘사회당’과 ‘공화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깔려있다. 사회당인 올랑드 대통령은 두 자릿수 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했으며 공화당은 각종 부패 문제를 일으켜왔다.
앙 마르슈의 자원봉사자들은 전국의 2만5000여 명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한 뒤 이를 통해 얻은 정보를 공약에 반영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그는 정부 예산 62조 원을 직업훈련에 쓰고 기업이 내는 세금인 법인세를 현 33.3%에서 25%까지 내리는 파격 정책으로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하지만 당장 올 6월 총선(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앙 마르슈가 많은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마크롱의 개혁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마린 르펜(왼쪽)과 마크롱 |
유럽연합과 함께
마크롱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최근 느슨해져 가는 유럽연합(EU)의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EU는 주요 회원국 중 하나였던 영국이 탈퇴를 결정하면서 해체 위기에 처한 바 있다. 영국은 탈퇴를 통해 EU의 다른 회원국들을 돕기 위해 내야 하는 분담금의 부담을 더는 한편 EU 정책에 따라 받아들여야 하는 난민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
이에 대해 마크롱은 “선진국이 나서서 다른 국가를 돕고 EU 나라들을 통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오히려 많은 외국 기업이나 인재들을 프랑스로 오게 함으로써 프랑스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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