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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논리왕]주장과 근거를 구분해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7-04-23 21: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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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잘못된 판단 (11) 같은 말만 반복하는 똑구리

《 중학교에 가면 ‘자유학기제’를 보냅니다. 3개 학년 중 한 학기 동안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듣지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논리란 무엇일까요? ‘나도 논리 왕’ 코너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알려드립니다. 》

 

 

 

일러스트 임성훈
 
 

오늘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다시 주장으로 내세우는 것이 왜 논리적이지 못한지를 살펴봅니다.

 

공부를 잘 하려면?

 

어느 산 속에 너구리 ‘구리로’가 살았어요. 구리로는 전교에서 성적 순위가 꼴찌일 정도로 공부를 못했지요. 공부를 잘하고 싶은 구리로는 학교에서 공부를 제일 잘 하는 ‘똑구리’를 찾아갔어요.

 

“똑구리야. 나는 공부를 너무 못해. 왜 나는 공부를 못 하는 걸까?”(구리로)

 

“그거야 간단해. 너한테 공부가 재미없으니까.”(똑구리)

 

구리로는 똑구리의 말을 듣고 무릎을 ‘탁’ 쳤어요.

 

“그래, 공부를 재미있게 느껴야지.”(구리로)

 

구리로는 집으로 돌아가 공부를 재미있게 느끼려고 노력했어요. 랩으로 영어 단어를 외워보고, 친구들과 서로 가르쳐주며 공부를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구리로는 공부가 전혀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답답한 구리로는 똑구리를 다시 찾아갔어요.

 

“나는 공부가 재밌어지지 않아. 왜 공부가 재미없는 거지?”(구리로)

 

“무슨 말이야. 공부를 잘 해야 공부가 재밌지.”(똑구리)

 

“공부가 재밌으려면?”(구리로)

 

“저번에 말했잖아. 공부를 잘 해야 해.”(똑구리)

 

“공부를 잘 하려면?”(구리로)

 

“답답하다. 공부가 재밌어야 한다니까?”(똑구리)

 

구리로는 계속 반복되는 물음과 답에 지치고 말았답니다.

 

늘 조심해서 살펴요

 

이 이야기에서 똑구리의 말이 왜 잘못인지 알겠나요? 정리해보면 ‘구리로는 공부를 못 한다→공부가 재미없어서 공부를 못 한다→공부가 재미없는 이유는 공부를 못하기 때문이다’의 순서로 이야기가 진행됐지요. 결국 ‘구리로는 공부를 못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역시 ‘구리로가 공부를 못 하기 때문이다’가 됩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주장을 되풀이하는 오류를 논리학에서는 ‘순환 논리의 오류’라고 말합니다. 주장이 근거가 되고 근거가 주장이 되면서 같은 말을 계속해서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겉으로 봤을 때 그럴 듯 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엉터리이기 일쑤입니다.

 

실생활에서 우리가 쓰는 말을 예로 들어볼까요? 어떤 사람이 “아버지는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 아버지는 울면 안 되니까”라고 말했다고 해봅시다. 주장은 ‘아버지는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이고 근거 역시 ‘아버지는 울면 안 된다’이지요. 근거가 주장을 뒷받침해주기는커녕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어요.

 

이런 오류는 우리 주위에서 굉장히 자주 일어납니다. 글과 말이 짧을 때는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길어지면 알아차리기 어려우니 늘 무엇이 주장이고 무엇이 근거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채린 기자 rini1113@donga.com

 

 

※ 다음 시간에는 나의 잘못을 두둔할 때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왜 옳지 않은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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