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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트럼프 미국대통령, 기득권 정치에 대한 민주주의의 분노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1-10 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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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8일(현지시간)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공직(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의 일을 맡아보는 직책) 경험이 없는 ‘워싱턴 아웃사이더’가 출마 선언 1년여 만에 162년 전통의 보수정당 공화당의 후보가 되고, 마침내 대통령에 오르는 대 이변(예상하지 못한 사태)을 연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그동안의 대립과 분열을 달래는 듯 “인종과 종교, 배경, 믿음을 초월해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충격에 빠진 동맹국들을 향해서도 “미국 이익을 우선으로 하겠지만 모든 국가를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손을 내밀었다.

 

이단아(전통이나 권위에 맞서 혁신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성안으로 들어감)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국과 세계질서를 예고한다. 당초 미국 내 주류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은 많게는 90%까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다.

 

월가(미국 금융 산업의 중심지)와 유착(엉겨 붙음)한 정치 귀족, 유능하되 정직하지 못한 엘리트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는 국가기밀이 포함된 문건을 주고받은 ‘이메일 사건’으로 도덕성에도 상처를 받고 미국 240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처음부터 이번 선거는 엘리트 기득권(이미 차지한 권리) 계층의 정치세력과 세계화의 물결에서 소외된 대중을 대변하는 아웃사이더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운 구호가 ‘변화’였다면 이번 선거의 키워드는 ‘분노’다.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은 깨졌고 중산층은 무너졌다. 미국 유권자(투표할 권리를 가진 사람) 75%가 ‘부유하고 힘 있는 계층으로부터 미국을 되찾을 지도자’를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 여론조사 결과다.

 

막말과 인종차별 발언으로 얼룩진 막장 선거전이었지만 결국 민심은 경제와 민생, 일자리로 모아졌다는 점은 나타내는 바가 크다. 공화당 기성(이미 이루어짐) 정치인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트럼프는 미국인의 속마음을 거침없이 대변했고, 미국의 이익에 충실해 표심을 얻었다.

 

올 6월 반(反·반대하다)세계화, 반(反)기득권 정치의 손을 들어준 영국 브렉시트(Brexit·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결과와 일치한다. 기존 정치권이 이런 변화를 읽지 못했다는 점은 몰락(세력이 쇠하여 보잘것없이 됨)한 새누리당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공약을 내건 트럼프가 세계질서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그는 미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반(反)이민, 새로운 고립주의(자기 나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우,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를 꺼리는 외교정책), 보호무역(자기 나라의 산업을 보호하려고 여러 가지 법을 만들어 행하는 무역)을 외쳤다.

 

트럼프는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국 경제를 해친 “깨진 약속의 대표적 사례”라며 재협상을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2017년 이후 5년간 수출이 269억 달러 줄고, 일자리도 24만 개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경찰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트럼프는 미중 관계, 중동 문제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8년간의 오바마 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대외 정책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는 중국을 향해 “미국의 지식과 일자리를 훔쳐가는 아주 나쁜 나라”라고 막말을 쏟아내 미중 갈등이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동북아가 거센 파도에 빠져들면서 한반도가 주 전선(전쟁에서 직접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이 된다면 긴밀한 한미공조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트럼프는 한국을 향해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를 누리면서 경제 발전을 얻은 ‘무임승차(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차를 탐)국’이라 비난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한국의 핵무장까지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을 향해서는 “미친 인간(Maniac)”이라면서도 “대화할 수 있다”며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정은 역시 미국과 대화하며 핵에 대한 암묵적(밖으로 나타내지 않은) 동의 및 미래 핵을 담보로 대북제재(북한에 대한 경제적·정치적 제한) 완화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 분위기를 만들려고 시도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선거운동 기간의 트럼프 발언은 내부 지지층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 성격이 강하다. 또 자신의 정책을 현실화시키려면 의회와 군부, 외교 관료, 전문가 그룹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과정이 많다. 트럼프가 주는 교훈도 있다. 자기 나라의 안보는 자기 나라가 지킬 수 있도록 힘과 외교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동아일보 11월 10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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