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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랑 머슴은 다른 거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11-09 1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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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그게 뭐지? ①

“친구랑 머슴은 다른 거야”

함께 하면 두 배로 재미있는 학교생활

초등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친구관계.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면 학교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지요.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혼자 놀기에 익숙해진 초등생들에게 친구와 어울리고 소통하는 방법을 매주 목요일 재미난 동화를 통해 알려드려요.》


“야. 내 친구 동호 왔니?”


“동호야. 어서 와.”


동호가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소리칩니다. 동호는 기분이 엄청 좋았어요. 너무 좋아서 가슴 속이 간질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로 가득 차는 듯하기도 했어요. 이런 게 행복일까요?


동호는 활짝 웃으며 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어요.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풍경이 떠올랐어요. 외국을 다녀온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며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던 모습이요.


‘그때 대통령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동호는 벙싯거리며 자리에 앉았어요. 입을 다물려고 해도 자꾸만 웃음이 나와서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동호야, 동호야!”


지혜가 가방을 멘 채 분홍색 치마를 나풀대며 동호 자리로 달려왔어요. 얼굴 가득 환한 웃음입니다. 동호는 무슨 일인가 싶어 엉거주춤 몸을 일으켰어요.


“너, 학교 홈페이지 들어가 봤어? 연아가 ‘칭찬글방’에 네 칭찬 글 썼던데.”


지혜의 말에 동호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칭찬글방’은 누구든 칭찬하고 싶은 친구에 대해 칭찬 글을 올리는 곳입니다. 동호도 그런 방이 있는 건 알지만 자기와는 상관없는 곳이라 가 본 적이 없어요.


“내 칭찬을? 연아가?”


“그래. 봐, 내가 찍어 왔어.”


지혜가 휴대전화를 꺼내서 바탕화면에 깔린 사진첩을 열었어요. 자잘한 글자들이 적힌 사진을 확대해서 동호 앞으로 내밀었어요.


‘저는 우리 반 이동호를 칭찬합니다. 동호는 당번도 아닌데 체육시간에 무거운 비품 바구니 옮기는 걸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반 친구들에게 멋진 연필깎이도 잘 빌려줍니다. 급식 시간에 자기도 배가 많이 고플 텐데 친구들을 위해 차례를 양보해 주기도 하고요. 동호야. 정말 고마워! 다음에 네가 힘들 때 나도 너 도와줄게.’


동호는 읽어 가면서 가슴 속에서 색색 방울들이 뽀글거리며 올라오는 기분이었어요. 그 방울들을 따라 몸이 붕붕 날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와, 동호 좋겠다. 상 받는 거 아냐?”


“맞아. 동호 칭찬받을 만해. 착한 일 많이 하잖아.”


모여든 아이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어요.


“왜 이렇게 시끄럽지? 무슨 일이야?”


선생님이 앞문을 열고 들어서며 말했어요.


“선생님. 칭찬글방에 동호 칭찬 올라왔대요.”


“아, 그거? 선생님도 봤어. 우리 동호, 아주 멋지구나! 요즘 우리 동호 보면서 선생님도 칭찬해 주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동호를 향해 이가 훤히 보이도록 웃었어요. 동호의 마음은 다시 하늘을 붕붕 날았습니다.


‘우리 동호, 우리 동호….’


선생님의 예쁜 목소리가 귀에 착 달라붙어서 온종일 속삭입니다. 그 때문에 동호는 온종일 팔다리가 들썩거렸어요. 주유소 같은 데서 긴 팔을 흔들어 대며 신나게 춤추는 키다리 풍선인형처럼 우줄우줄 마구 춤추고 싶었습니다.


“이동호, 오늘 아주 신났더라. 친구는 많이 만들었냐?”


수업 끝나고 운동장을 나서는데 세훈이가 다가와서 물었어요. 세훈이는 여느 때와 달리 얼굴이 어두웠어요. 입 꼬리를 올리며 비웃는 일도 없고요. 대결 날짜가 가까워지니 불안해진 게 틀림없어요.


“당연하지. 이제 이틀 밖에 안 남았다. 우리 내기 결판내는 날.”


“나도 알거든!”


세훈이가 얼굴을 확 구겼어요.


‘괜히 짜증이야.’


동호는 세훈이를 떼어 내려고 걸음을 빨리했어요. 세훈이가 뒤따라오는 게 느껴졌어요. 교문을 나와 갈림길에서 세훈이가 갑자기 동호 앞을 막아섰어요.


“이동호. 넌 친구가 뭐라고 생각하냐?”


세훈이 표정이 아주 진지했어요.


“무슨 말이야? 친구가 친구지.”


“그래. 친구가 친구지. 그러니까 친구랑 머슴은 다른 거야. 잘 생각해 봐.”


   

세훈이 말에 동호는 기분이 확 나빠졌어요. 며칠 전 “너 완전 우리 반 머슴 같거든” 하던 말이 떠올랐거든요.


“됐거든. 질 거 같으니까 괜히 딴소리는.”


“내가 왜 지냐? 친구가 뭔지나 잘 생각해 봐.”


세훈이는 이렇게 말하고 동호랑 반대편 길로 성큼성큼 걸어갔어요.


‘흥, 친구가 친구지.’


동호는 신발주머니를 빙글빙글 돌리며 수학 학원으로 향했어요.


‘친구대장나가신다’ 중 발췌.


(이경순 글, 서희주 그림, 생각하는 책상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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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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