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도끼. 일리네어 레코즈 홈페이지

   

 

《 많은 초등생이 랩 음악을 즐긴다. 직접 가사를 써서 랩을 만들거나 랩으로 학습내용을 압기하는 초등생도 있다.

오늘은 초등생들이 ‘롤모델’로 삼을만한 래퍼들을 소개한다. 》

 

 

 

욕·디스 NO! 자수성가 YES!

 

‘평화주의자 래퍼’로 불리는 ‘도끼’(본명 이준경·26)는 디스 랩을 하지 않는다. 디스란 무례함을 뜻하는 영어단어 ‘디스리스펙트(disrespect)’의 줄임말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말이나 행동.

 

술, 담배, 커피, 욕을 일절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도끼는 방송출연 때마다 “나는 욕이나 디스 랩을 하지 않는다”며 소신을 밝혀왔다. “다른 사람이 디스 랩으로 모욕해오면 화가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도끼는 “나는 반격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디스 랩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답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도끼는 자수성가(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노력해 성공함)한 래퍼로도 유명하다. “나는 스페인계 필리핀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어려서 단칸방에 살 만큼 가난했다. 초등학교 졸업밖에 하지 못했다”면서 스스로 ‘비주류’임을 밝힌 그는 “랩으로 떳떳하게 성공하고 싶어 음악에 몰두했다”고 말한다.

 

그는 매년 자신이 벌어들이는 돈을 공개하는데, 작년에만 20억 원을 벌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수입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도끼는 “나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지코. 세븐시즌스·피브로사운드 제공

   

편견, 실력으로 부순다

 

아이돌 그룹에 속한 래퍼들 중에서도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고 진정한 대중예술가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래퍼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7인조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지코(본명 우지호·24). 지코는 스스로 “녹음실과 집에 틀어박혀 음악만 하는 것이 하루의 전부”라고 밝힐 만큼 ‘연습벌레’다. 그 결과 뛰어난 랩 실력을 인정받아 랩 경연 프로그램의 심사위원까지 할 수 있었다.

 

5인조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송민호는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정면승부를 선택한 경우. 이미 널리 이름이 알려진 아이돌이지만 그는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른 래퍼들과 실력을 겨뤘고, 결국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힙합그룹 가리온의 MC메타와 나찰. 세븐시즌스·피브로사운드 제공

   

순우리말 쓰는 ‘입말꾼’

 

뜻을 알 수 없는 외국어로 가득한 랩 가사가 많지만, 10년이 넘게 한글로만 랩 가사를 써온 합합그룹이 있다. 바로 MC메타(본명 이재현·44)와 나찰(본명 정현일·40)로 이루어진 그룹 ‘가리온’.

 

순우리말인 가리온은 ‘털이 희고 갈기가 검은 말’을 뜻한다. 1998년 결성한 이들은 스스로를 부를 때도 ‘래퍼’라는 영어 대신 ‘입말꾼’이라는 표현을 쓴다. 랩 음악에 우리 문화나 감성을 잘 담아내려면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그들은 우리말로만 랩 가사를 쓴다. MC메타는 “랩 음악을 즐겨듣는 청소년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한글 랩 가사를 고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누군가 내게 물어봐, 꿈이 뭐냐고/ 선택의 기로, 난 강요를 당했고/ 또 등 떠밀기로만 현실을 말해도/ 난 꿈을 꾼 뒤로 발걸음을 뗐어.”(가리온의 ‘산다는 게’ 중)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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