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2016 문예상 4월 장원/산문]나는 쓰일 수 있습니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5-03 2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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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경북 구미시 원호초 6)

 
 

아침 일찍 배달 된 오늘자 신문에서 ‘다리는 못 쓰게 됐지만 나는 쓰일 수 있습니다’라는 기사를 눈여겨보았다. 기사 내용은 충북 단양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던 길에 뒤차에 받혀 사고를 당한 소방관 아저씨의 이야기였다. 그 분은 응급구조학을 전공하고 1997년에 119구급대원으로 채용되어 인천에서 구급출동 업무를 해오셨다. 14년 동안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왔는데 자신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어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고 눈물도 흘렸지만 상체를 단련해서 내근 업무를 볼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고 다시 복직 가능성이 열렸다고 한다.

 

인천시에서 이 최성찬 소방관님이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고를 당한 것도 속상한데 일자리까지 잃게 하는 건 너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다행히 두 팔을 쓸 수 있고 마음도 건강하니 119구급대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일하다가 다치면 하루아침에 일자리도 빼앗고 희망도 빼앗긴다고 생각하면 아무도 소방관이나 경찰관처럼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리는 못 쓰게 되었지만 쓰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최성찬 소방관 아저씨에게 감동을 받았다. ‘장애인의 날’을 챙기며 크게 기념식을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함께 살아가게 자리를 내어주는 게 더 값지다는 부모님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한다.

 

■ 심사평/산문

 

논리적으로 잘 정돈한 글

 

강연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미래의 꿈을 물어보면 다양한 답이 나옵니다. 그런데 중학생들은 “나는 흙수저라서 꿈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나는 흙수저도 없었어요. 나는 손으로 밥 먹고 살았어요. 하지만 희망을 품고, 책을 읽었어요!”라고 답하지요. 그런데 이 달에 ‘나는 쓰일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지요. 이달의 최우수작품으로 부족할 게 없습니다.

 

우선 초등학생이 일간신문을 읽는 것 자체가 요즘은 너무나 귀한 모습이지요.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울린 기사 한 편을 소개하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세상에 대해 무엇이 옳은 길이지 똑똑히 말하는 모습은 ‘돈’에 의해 행복과 불행이 좌우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주네요.

 

우수작품인 ‘수염 숭숭, 공주병 우리 쌤을 읽고’(정구현·충북 충주시 충주남산초 6)는 참 다정한 작품입니다. 동시를 그저 ‘동시’로 읽은 게 아니라 자기 일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시 한 편 한 편마다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서 자신의 주변을 훈훈하게 바라보는 능력! 이 학생은 분명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일 것입니다.

 

‘아! 힘들어’(홍세영·강원 강릉시 율곡초 3)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우수작품은 초등학교 3학년다운 솔직함과 귀여움이 통통 살아나는 글입니다. 거창한 주제를 다룬 것은 아니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힘든 점’에 충분히 공감하게 하거든요.

 

이번 달에는 어린이들의 좋은 글을 많이 읽어 저까지 행복해집니다. 그래서 ‘좋은 작품은 세상을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나봅니다.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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