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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나무 보살피고 아픈 나무 고쳐줘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4-19 21: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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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병원’에서 치료받은 500세 측백나무

외과 수술을 받게 된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측백나무. 구로구청 제공
 
 

500세가 넘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측백나무가 대수술을 받게 됐다.

 

서울 구로구는 가리봉동 측백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주민들의 쉼터도 제공하기 위해 측백나무가 심어진 가리봉동 13-10번지 일대에 ‘측백나무 보호수 정자마당’을 꾸민다고 최근 밝혔다.

 

가리봉동 측백나무는 높이 15m, 둘레 2.5m의 큰 나무로, 수령(나무 나이)이 500년을 넘은 ‘할아버지 나무’다. 국내 측백나무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추정되며 2004년부터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를 받아왔다.

 

이런 측백나무에 문제가 생겼다. 주변을 다세대주택이 둘러싸고 있어 몇 해 전부터 뿌리가 뻗어나가지 못하고 썩거나 가지가 굽는 문제가 일어났다. 구로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측백나무가 잘 자라는 데 방해가 되는 주변 주택 두 채를 구입해 없앤 뒤 그 자리에 정자마당을 조성하기로 한 것. 이 과정에서 나무병원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측백나무의 상한 뿌리나 가지를 쳐내는 ‘외과수술’도 진행한다.

 

소나무 가지 표본으로 나무를 진단하는 모습. 국립산림과학원 나무병원 제공
 
 

아픈 나무 치료하는 ‘나무병원’

 

가리봉동 측백나무는 수술을 받기 위해 나무병원 세 곳에서 진단을 받았다. 나무병원은 과학적으로 나무의 상태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인 ‘수목보호기술자’ 자격증이나 국가기술자격증인 ‘식물보호산업기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야 나무병원을 세울 수 있다.

 

나무병원에 근무하며 나무를 치료하는 나무전문가를 이른바 ‘나무의사’라 부른다. 나무의사는 병든 뿌리나 가지를 쳐내는 외과수술을 하거나 인공껍질 붙이기, 병해충 퇴치 등을 통해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나 보호수를 관리하는 일도 나무의사의 중요 업무다.

 

현재 국내 국공립나무병원은 전국 15곳에 있다. 산림청이 ‘생활권 수목진료제도’를 도입하며 2012년 1월 공립나무병원, 수목진단센터 등을 동시에 세운 것. 민간 나무병원까지 합하면 전국 나무병원은 수천 곳이다.

 

버려진 나무 보살피는 ‘나무 고아원’

 

경기 하남시에는 버려진 나무들이 모여 있는 ‘나무 고아원’이 있다.

 

하남시 나무 고아원은 1999년 처음 생겼다. 당시 시내의 한 아파트 단지에 심은 플라타너스 나무를 두고 “꽃가루가 지나치게 많이 날린다”며 나무 종류를 바꿔 심어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하남시가 꽃가루가 덜 날리는 이팝나무로 가로수를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약 700그루의 플라타너스 나무가 잘려나갈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하남시 공원관리과가 이들 나무를 폐기하지 않고 빈 공터에 옮겨 심으면서 나무 고아원이 탄생한 것.

 

나무 고아원이 생긴 뒤 도로공사, 아파트 건설, 주택 재개발 과정에서 뽑혀 버려질 위기에 처한 나무들이 상당수 이곳으로 모였다. 1만 본이 넘는 나무가 나무 고아원에서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나무 고아원에서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고 건강해진 나무들은 다시 가로수가 되기도 한다.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길에 심어진 약 1000그루의 느티나무도 이곳에서 옮겨 심어진 것.

 

나무 고아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나무 은행’도 있다. 필요 없어진 나무를 기증하면 나무은행은 이를 받아 잘 관리하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현재 전남도청, 경남 고창군청 등에서 나무 은행을 운영한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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