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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돋보기]인간 위해 희생한 동물 기려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4-07 21: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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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견 첫 ‘디킨 메달’ 받아

디킨 메달을 목에 건 루카. PDSA 홈페이지 캡처(왼쪽), 디킨 메달(오른쪽)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발물을 탐지하다 큰 부상을 입은 미국 해병대 군견(군사상 목적으로 훈련시킨 개)이 전쟁 및 테러 현장에서 활약한 동물에게 주는 ‘디킨 메달’을 받았다.

 

미국 ABC방송 등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는 미국 해병대 소속 암컷 셰퍼드 ‘루카’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웰링턴 기지에서 ‘디킨 메달’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디킨 메달은 전쟁이나 테러 현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동물에게 영국의 동물구호단체인 ‘아픈 동물을 위한 사람들의 진료소’(PDSA·People’s Dispensary for Sick Animal)가 주는 상. PDSA는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이 당시 전쟁 현장에서 활약한 동물들을 기억하기 위해 1943년 디킨 메달을 만들었다.

 

이 상은 영국 군인에게 주는 가장 명예로운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과 비교될 정도로 높은 권위를 갖는다. 디킨 메달에는 ‘용맹함을 칭찬한다’ ‘우리 역시 군인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테러 현장을 수색하다 목숨을 잃은 프랑스 경찰견 ‘디젤’도 최근 디킨 메달을 받았다.

 

디젤. 프랑스 경찰

 

 

폭발물 탐지한 ‘루카’

 

미국 군견으로서 디킨 메달을 받은 것은 루카가 처음. 올해 12세인 루카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동안 400회가 넘는 작전에 참가했다. 미국 해병대의 발표에 따르면 루카는 순찰과 폭발물 수색 담당 군견으로 활동하면서 터질 위험이 있는 폭탄, 지뢰 등을 미리 발견해 수천 명의 목숨을 구했다. 루카가 활동하던 기간에는 폭발물로 인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2012년 3월 루카는 평소처럼 순찰을 돌다 폭발물을 발견하고 혹시 주변에 또 다른 폭발물이 있지는 않은지 찾던 중 두 번째 폭발물이 터져 왼쪽 앞다리를 크게 다치고 가슴 부위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루카가 폭발물을 발견한 덕분에 현장에 있던 다른 군인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부상을 입은 루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옮겨져 대수술을 받았다. 사고 10일 만에 다시 걸을 수 있었지만 크게 다친 왼쪽 앞다리는 절단해야 했다.

 

현재 루카는 2007년부터 2년 동안 함께 복무했던 크리스 윌링햄 2등 중사에게 입양돼 캘리포니아 주에서 여유로운 ‘은퇴 후 삶’을 즐긴다.

 

디킨 메달을 목에 건 지아이 조

 

 

기밀문서 전달한 ‘지아이 조’

 

디킨 메달을 가장 많이 받은 동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우편배달부’ 역할을 톡톡히 해낸 비둘기. 지금까지 수여된 총 66개의 디킨 메달 중 32개가 비둘기에게 돌아갔다.

 

이 상을 받은 비둘기 중 가장 유명한 ‘지아이 조’라는 이름의 비둘기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의 한 마을에 갇히는 바람에 아군의 폭격을 당할 위기에 처한 100명 이상의 영국 군인들을 구했다. 적국이었던 독일의 하늘을 뚫고 지나가 영국군에게 폭격 중지를 요청하는 편지를 전달한 것.

 

개와 비둘기 외에 디킨 메달을 받은 동물은 고양이와 말이 있다. 현재까지 디킨 메달을 받은 고양이는 ‘시몬’이 유일하다. 1947년 영국 해군함 아메시스트 호에 올라 배 안에 돌아다니는 많은 쥐를 잡아 배에 실은 식량을 지킨 공이다. 이밖에 전쟁 중 식량이나 군복, 화약 등의 물건을 나른 말 세 마리도 디킨 메달을 받았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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