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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 & History]시대를 앞서간 “비디오 예술의 아버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6-01-26 22: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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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올해로 세상 떠난 지 10년

백남준.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 텔레비전으로도 멋진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그럼, 얼마든지!”라고 자신 있게 답할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비디오 영상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 백남준(1932∼2006)이다. 29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 되는 날. 백남준을 추모하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백남준아트센터, 갤러리현대 등에선 그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연다. ‘비디오 예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백남준, 그는 어떤 인물이었고 무슨 업적을 남겼을까. 》

 

“나는 세기적인 예술가”

 

백남준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기존 예술의 틀을 깬 그의 ‘남다른 생각’에 있다. 그는 생전 “나는 세계적인 예술가가 아닙니다. 세기적인 예술가입니다”라며 자신의 독창성에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남준이 비디오 예술가로 첫발을 내디딘 1960년대 초는 집에 TV를 가진 사람이 드물던 시기. 이때 그는 당시 최첨단 전자제품이었던 TV 10여 대를 활용해 그 전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예술작품을 선보였다. TV 내부의 전자회로를 조작하거나 TV 가까이 자석을 갖다 대 기존의 TV 영상을 마치 추상화와 같은 새로운 영상으로 바꾸었던 것.

 

이전까지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나 조각처럼 전통적인 미술작품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백남준의 작품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비디오가 언젠가는 캔버스를 대신할 것”이라고 장담한 백남준은 TV와 비디오 영상을 활용해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갔다.

 

맨위 사진부터 피버 옵티크(1995), 월금(2000), 첼로(2000).

캔버스를 대신한 비디오 작품들

 

백남준은 TV를 일정한 모양으로 쌓은 뒤 각각의 화면에 자신이 만든 영상을 띄우는 형태로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로봇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듯한 모습의 ‘피버 옵티크’(Phiber Optik)가 대표적인 예. 1995년 만든 이 작품의 이름은 광섬유(Fiber optic·빛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할 때 쓰는 가는 유리 섬유)의 영어 단어를 패러디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토바이를 탄 로봇의 모습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연결했던 기마민족과 광섬유처럼 초고속으로 전달되는 동서양의 정보 교류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TV를 활용한 그의 또 다른 대표 작품은 새천년을 기념하며 2000년 1월 1일 임진각 야외무대에서 선보였던 ‘월금’(동양의 대표적인 현악기)과 ‘첼로’. 앞뒤가 볼록한 브라운관 TV를 각각 높이 5m 이상의 거대한 월금과 첼로 모양으로 쌓은 것이다.

 

이 두 작품의 TV 화면에는 백남준이 ‘금강에 살으리랏다’라는 우리나라 전통 성악곡을 부르는 장면이 들어간 ‘호랑이는 살아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나온다. 이 영상에는 남북한의 통일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호랑이처럼 다시 재기하길 바랐던 그 자신의 의지가 담겼다고 알려진다.

 

1984년 위성 생중계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의 한 장면. 동영상 캡처

1984년 1월 1일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를 인공위성으로 연결해 생방송을 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도 백남준의 대표적인 영상 작품. 이 영상에는 미국의 방송국 스튜디오와 프랑스의 인기가수 공연 현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보여주는 장면 등이 나온다. 실시간 생방송이 널리 퍼진 요즘과 달리, 위성 생방송 자체가 드물었던 당시에는 서로 다른 대륙에서 벌어지는 일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사실만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작품의 제목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끊임없이 감시당하는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그렸던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작품 ‘1984’에서 비롯된 것. 백남준은 조지 오웰과 달리 이 작품을 통해 정보통신 기술과 미디어 발달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 올해 백남준 추모하는 각종 전시 열려

 

세종문화회관(서울 종로구)에서는 29일(금)까지 ‘피버 옵티크’, ‘호랑이는 살아있다: 월금과 첼로’, ‘굿모닝 미스터 오웰’ 등을 볼 수 있는 ‘백남준 그루브 흥()’ 전시회가 열린다. 백남준아트센터(경기 용인시)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백남준 추모 10주기 특별전 다중시간’을 열고 백남준과 현대 미디어 아티스트의 작업을 융합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 갤러리 현대(서울 종로구)는 백남준이 우리나라에 남긴 주요 작품과 그의 활동을 돌아보는 전시를 28일부터 4월 3일까지 연다.

 

세종문화회관 입장료 어른 9000원, 어린이·청소년 4000원. 문의 02-399-1114∼6. 백남준아트센터 입장료 어른 4000원, 초등학생·청소년 2000원. 문의 031-201-8571. 갤러리 현대는 입장료 무료. 문의 02-2287-3500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박나은 인턴기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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