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TV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에서 “미스 캐스팅(Miss Casting,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섭외하는 것) 됐다”고 지적을 받았던 스타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다해 인정받은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케이블 채널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혜리,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김고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광희가 그 주인공. 세 사람은 어떻게 섭외 논란을 잠재우고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그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을 살펴보자. 》

 

 

예쁜 얼굴 망가뜨리며 몰입

 

TV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케이블 채널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인 21.6%을 기록하며 최근 종영했다.

 

‘응팔’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어 방송된 시리즈 드라마. ‘응팔’의 여주인공으로 혜리가 처음 섭외됐을 당시 팬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인 혜리가 배우만큼 훌륭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기 때문.

 

하지만 ‘응팔’에서 혜리는 여주인공 덕선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연기를 선보였다. 언니의 괴롭힘에 못 견뎌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나 삼 남매 중 둘째로서 북받치는 설움을 표현하는 장면은 훌륭한 연기로 꼽혔다.

 

혜리는 화장기 없는 얼굴로 표정을 망가뜨리거나 눈물 콧물을 쏟아내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 등 배역에 완벽히 몰입한 끝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신만의 색깔로 배역을 재해석

 

최근 큰 인기를 끄는 TV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같은 이름의 웹툰 ‘치즈인더트랩’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웹툰 ‘치즈인더트랩’은 누적 조회수가 11억 건이 넘을 정도로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 팬들은 이 웹툰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어떤 배우를 섭외할 것인지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김고은이 여주인공 ‘홍설’역으로 섭외됐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팬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남자 주인공인 ‘유정’역으로 섭외된 박해진이 외모부터 말투까지 만화 속 유정과 쏙 빼닮은 반면, 김고은은 홍설과 외모가 닮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김고은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김고은이 험난한 대학생활을 하면서 예민한 감성을 드러내는 원작 캐릭터를 잘 연구해 감성을 잘 살렸기 때문. 나아가 귀엽고 발랄한 느낌을 주는 표정 연기와 말투를 더해 만화 속 캐릭터를 재해석해 보여줬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맡은 배역을 충실히 해 팬들의 우려를 잠재운 것.

 

 

몸 사리지 않고 몰입

 

지난해 4월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인 광희가 ‘무한도전’의 새 멤버로 뽑히자 엄청난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광희를 무한도전의 멤버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있었을 정도. ‘기존 멤버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촐싹거리는 성격으로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해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부산 경찰들이 무한도전의 멤버들을 쫓는 추격전을 다룬 ‘공개수배’편이 방송되자 팬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 편에서 펼친 광희의 활약이 팬들을 감동시켰기 때문. 광희는 형사를 피해 망설임 없이 개울로 뛰어들거나 실외기 뒤에 숨은 채 한 시간 동안 꼼짝도 안하는 등 최선을 다해 추격전에 참여했다.

 

그 결과 시청자 게시판에는 광희에 대한 칭찬 글이 쏟아졌다. “광희가 미스 캐스팅”이라는 여론도 사그라졌다.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이다.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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