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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 분포와 변화 표본으로 알아요”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12-10 22: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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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식물 표본 130년 만에 돌아와

구한말(조선 말기에서 대한제국까지의 시기) 서울과 인천에서 채집된 식물의 표본이 130년 만에 러시아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의 생물자원을 보전·관리하는 국립생물자원관(인천 서구)은 구한말에 채집돼 러시아 코마로프식물연구소에 보관되어온 한반도의 식물 표본 100점을 최근 기증받아 돌려받게 되었다고 8일 밝혔다.

 

이 표본들은 1886∼1902년 조선에 머물던 외국인들이 서울과 인천의 제물포에서 채집한 것. 제비꿀, 싱아, 도라지, 시호, 층층잔대 등 다양한 식물종이 있다.

 

우리나라 식물의 표본이 왜 외국에 있었던 것일까? 이 표본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손탁이 1895년 4월 24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에서 채집한 제비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표본’은 우리 식물의 역사자료

 

표본이란 연구를 위해 건조하거나 알코올과 같이 보존을 돕는 약품에 넣어 오래토록 보존할 수 있도록 처리한 생물의 전체나 일부를 말한다. 식물은 주로 ‘꾹’ 눌러 건조시킨 후 종이에 붙여서 보관한다. 종이에는 학명, 채집 장소, 채집일자, 채집자를 모두 적어둔다.

 

이렇게 만든 표본은 공공연구소, 박물관 등에 보관되어 연구용으로 쓰인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표본을 통해 채집 당시의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어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 생물자원에 대한 조사와 표본제작은 19세기 말부터 외국학자들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외국학자들은 한반도 전역에서 채집한 생물표본을 자신들의 나라로 가져갔다. 이 때문에 현재 러시아, 일본, 미국, 유럽 등에 우리나라 생물표본이 널리 퍼져있다.

 

우리나라 생물표본이라면 당연히 돌려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1993년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시행되기 전에 이미 외국으로 나간 표본은 강제로 돌려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르면 한 나라의 생물자원을 다른 나라가 가져가 연구하거나 이용할 때에는 해당 나라의 허락이 필요하다.

 

손탁이 1895년 6월 2일 서울에서 채집한 싱아

누가 채집했을까

 

이번에 러시아로부터 기증받은 식물표본 100점 중 26점은 독일인 앙투아네트 손탁이 채집한 것.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통역사였던 손탁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의 지배인이기도 했다.

 

손탁은 서울에 머물며 창덕궁(종로구), 탑동(현재 종로구 낙원동), 진고개(현재 중구 충무로), 효창동(현재 용산구 효창동) 등에서 약 340점의 식물을 채집해 표본으로 만들었다. 표본에는 상세한 지명(땅 이름)을 적어 넣어 구한말 서울의 식물 분포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00점 중 52점은 러시아의 유명한 식물학자 알렉산더 게오르그 폰 분게의 아들인 알렉산더 알렉산드로비치 분게가 1888, 1889년에 인천에서 채집한 것. 나머지 22점은 폴란드인 채집가 칼리노브스키 등이 손탁, 분게와 비슷한 시기에 서울과 인천에서 채집한 것이다. 당시 제물포(인천 지역에 있던 조선시대의 포구)는 개항장(외국과 무역을 하도록 개방한 항구)으로 지정돼 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들었다.

 

분게가 1888년 8월 인천 제물포에서 채집한 도라지

우리나라 변화 알려주는 ‘지표’

 

돌아온 표본 100점 중 싱아, 도라지, 시호, 층층잔대 등은 원래 서울에 널리 분포했지만 현재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도시개발로 산과 들판이 많이 사라지면서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과거 식량이 넉넉하지 않던 시절 싱아는 그 줄기를 나물로 무쳐먹을 만큼 흔한 식물이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표본들을 활용해 우리나라의 생물분포 변화를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서정원 기자 monica89@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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