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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눈높이 사설]아시아계 차별하는 ‘대나무 천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10-14 04: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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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미국 하버드대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114년 노벨상 역사에서 여성 수상자는 48명, 전체 수상자 가운데 고작 5%다.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좁혀도 10%대에 그친다. 아예 여성 수상자가 없는 해도 있지만 올해는 생리의학상,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과거에 여성 과학자 수가 적은 원인도 있었겠지만 노벨상에도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희망하는 여성을 가로막는 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에서 차용(빌려 씀)한 ‘대나무 천장’이란 신조어가 있다. 한인 이민가정 출신인 제인 현 씨의 책 ‘대나무 천장 부수기’(2005년)에서 나온 말로, 아시아계 미국인이 회사생활과 승진에서 차별을 겪는 것을 빗댄 표현이다. 미국 내 64개 아시아계 권익단체가 교육부에 *아이비리그의 입학 차별 문제를 제기한 항의편지를 보낸 것을 계기로 ‘대나무 천장’이 새삼 화제가 됐다.

 

전교 차석(수석에 다음가는 자리)에 만점 가까운 수능 성적을 기록한 중국계 학생 마이클 왕은 올해 아이비리그 대학 6곳에 지원했다 퇴짜를 맞았다. 자기보다 못한 조건에도 합격한 친구들을 보면서 대학 측에 자신이 불합격한 이유를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비슷한 사례가 수두룩하다. 아시아계 이민자는 ‘교육은 성공의 *보증수표’란 믿음으로 자식 농사에 집중한다. 전 인구 중 아시아계는 약 5%에 불과해도 하버드대 18%, 스탠퍼드대 24% 등 명문대의 학생 비율은 훨씬 높다. 그런데 암암리(남이 모르는 사이)에 이뤄지는 아시아계 입학 제한 탓에 대입 단계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역차별을 딛고 명문대를 나와도 더 힘든 가시밭길은 사회 진출 이후 시작된다. 백인 남성 위주의 기업문화에서 아시아인이 두각을 드러내고 고위직으로 승진하기란 쉽지 않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아시아계 비중은 최고경영자의 1.4%, 기업 임원의 1.9%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유리천장보다 튼튼한 대나무 천장이 저절로 사라질 리 없다. 아시아계 스스로 겸양(겸손한 태도로 남에게 양보하거나 사양함)과 순종 등의 문화적 전통이 승진의 장애물은 아닌지 돌아보면서, 미국 사회에서 정치적 발언권을 키우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정상에 오르려면 온몸으로 천장을 뚫어야 한다.

 

※상식UP

 

아이비리그: 미국 동부지역에 있는 △브라운대 △컬럼비아대 △코넬대 △다트머스대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프린스턴대 △예일대 등 8개 명문 사립대학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 이들 학교는 지어진 지 오래돼 담쟁이덩굴로 덮인 건물이 많아 ‘담쟁이덩굴’을 뜻하는 영어 ‘아이비(ivy)’를 따와 이름을 붙였다.

 

보증수표: 은행에 제시하여 지급 보증을 받은 수표로, ‘어떤 일에 틀림없이 확실한 사물이나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운동장이 기울어진 탓에 상대보다 열심히 해도 승부를 뒤집기 어려운 상황을 일컫는 말.

 

동아일보 10월 13일자 고미석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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