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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돋보기]인도, 소고기 먹었다고 폭행… 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10-08 23: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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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소중한 동물”

일러스트 임성훈

최근 인도에서 한 남성이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온 주민들에게 폭행을 당해 숨을 거둬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45km 떨어진 한 마을에서 무슬림(이슬람 교도) 남성인 무함마드 아클라크 씨가 폭행을 당해 최근 숨졌다.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식을 듣고 힌두교를 믿는 주민 100여 명이 아클라크 씨의 집에 찾아가 그를 폭행한 것. 힌두교에서는 소를 신성하게 여겨 소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한다.

 

현재 인도의 29개 주 가운데 24개의 주에서 암소를 도축(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죽임)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무슬림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소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하는 법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연일 시위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왜 소고기를 먹지 못하게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걸까?

 

“소고기를 먹지 말라”는 인도의 법에 반대하는 시위대. AP뉴시스

신이 타는 동물 ‘소’

 

인도의 12억 인구 가운데 80%는 힌두교를 믿는다. 고대 인도에서 생긴 종교인 힌두교는 경전인 ‘베다’를 바탕으로 여러 명의 신을 섬긴다. 고대 인도 사람들에게 소는 ‘아낌없이 주는 존재’였다. 소는 신선한 우유를 주고, 땅을 갈아준다. 또 소의 배설물은 불을 피우는 연료나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연료로 쓰였다.

 

실제 생활에서 중요한 가축이었기 때문에 종교에서도 신성한 존재로 표현됐다. 사제들이 “소는 힌두교의 3대 신 중 하나인 시바신이 타고 다니는 동물”이라고 가르치면서 신이 타고 다니는 가축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교리가 만들어진 것. 또 크리슈나 신은 소를 보호하는 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림에서는 소 무리에 둘러싸인 채로 그려진다.

 

이런 종교적인 이유로 인도 사람들은 소를 먹지 않고 공경한다. 길 한가운데 소가 걸어가면 자동차들이 소를 기다려주는 모습이 인도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지난해부터 힌두교의 교리를 중시하는 인도국민당이 권력을 잡고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가 되면서 인도에서 소 도축을 금지하는 법이 더욱 강력해졌다. 특히 인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주인 마하슈트라 주는 올해 3월부터 암소와 수소의 도축과 소고기를 팔고 먹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두고 무슬림들은 “종교적인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인도의 찻길에 앉아있는 소. 동영상 캡처

무슬림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

 

힌두교에서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에서 돼지고기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뿐 아니라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은 음식을 ‘하람(금지된 것)’이라고 부르며 먹지 않는다. 개, 고양이나 잔인하게 도축된 고기도 하람이다. 하람의 반댓말은 ‘할랄(허용된 것)’이다. 고기 중에 단칼에 목숨을 끊어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한 양, 소, 닭고기가 할랄에 속한다.

 

불교 가운데 조계종 등이 속한 ‘대승불교’에서는 승려의 육식을 금지한다. 불교의 경전에서는 “고기를 먹으면 자비(남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가 사라지게 되므로 먹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 마늘, 파, 달래, 부추, 흥거 등 맛과 향이 강한 다섯 가지 채소도 피한다. 이들 채소는 마음을 흩뜨려 놓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불교 사찰에서는 이들 채소를 넣지 않고 채소만으로 정갈하게 요리한 ‘사찰음식’이 발달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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