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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달인]상모돌리기 고수 표지훈 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7-17 05: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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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글빙글 돌면 흥이 나요”

최근 열린 ‘제14회 대한민국 어린이 국악큰잔치’에서 자반뒤지기를 하는 표 군.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동그라미도 됐다가 나비 모양도 됐다가 흰 종이가 머리 위에서 빠르게 춤을 춘다. 소고를 들고 자유자재로 뛰놀며 상모(우리나라 전통음악인 농악을 연주하는 대원이 머리에 쓰는 모자)를 돌리는 이 어린이는 인천 부평구 부평서초 3학년 표지훈 군.

 

표 군은 최근 열린 ‘제14회 대한민국 어린이 국악큰잔치’의 연희(풍물, 탈춤 등) 부문에 출전해 ‘채상소고놀이’로 전체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았다.

 

채상소고놀이란 채상모(긴 종이가 달린 상모)를 쓰고 재주를 부리면서 소고를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표 군은 지난 5월 열린 제15회 인천국악대제전 전국 국악경연대회 연희부문에서는 초등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3년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한 적도 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모내기 같은 힘든 일을 여럿이서 할 때 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와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농악을 연주하며 마음을 모았다. 이때 상모돌리기는 ‘농악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상모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돌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표 군은 어떻게 상모돌리기의 달인이 되었을까? 최근 인천 부평서초에서 표 군을 만났다.

 

채상모를 쓰고 소고를 든 인천 부평서초 3학년 표지훈 군

무릎 이용해 돌려요

 

표 군과 소고와의 인연은 3세 때 시작됐다. 사촌누나를 따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갔다가 농악 공연을 보게 된 것. 표 군은 “소고를 들고 재주를 부리는 형, 누나들이 멋져보여서 소고를 배우게 됐다”라고 말했다.

 

표 군의 뛰어난 실력의 밑바탕에는 노력이 있었다. 5세 때 할아버지에게 상모를 선물 받은 표 군은 농악 동영상을 보면서 상모를 혼자 돌려보는 연습을 했다.

 

6세 때 전문가에게 배우면서 상모를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표 군은 “상모는 목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무릎과 함께 몸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모에 재미를 들인 표 군은 집에서도 매일 거울을 보며 밥 먹는 시간 빼고는 연습에만 몰두했다고.

 

표 군은 몸으로 해보는 것뿐만 아니라 눈으로 익히는 것에도 열심이었다. 농악 공연이 열리면 찾아가서 캠코더로 동영상을 찍고 집에서 여러 번 돌려봤다.

 

“국악 대통령 될래요”

 

표 군의 특기는 ‘자반뒤지기’. 자반뒤지기는 땅에 쓰러지듯 비스듬히 몸을 회전시키면서 이동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자반뒤지기를 하다가 그만 중심을 잃고 말았다.

 

“실수로 깎인 점수를 다른 부분에서 얻어내기 위해 힘들었지만 공연의 뒷부분을 더욱 열심히 했어요.” (표 군)

 

한때 표 군은 소고와 상모돌리기가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학교를 마치고 난 뒤 이어지는 국악 수업들은 표 군의 나이에는 힘겨웠던 것. 하지만 대회 준비를 하면서 표 군은 다시 열정을 되찾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축하공연과 같은 국내 공연은 물론 중국과 같은 해외에서도 공연을 펼치는 표 군. 북한에서도 소고놀이를 펼쳐 보이고 싶다는 표 군의 꿈은 ‘국악대통령’이다.

 

“우리 가락과 장단은 들으면 신나고 연주하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나중에 국악을 하는 대통령이 되어서 국민들에게 국악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표 군)

 

▶인천=글 사진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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