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월드 돋보기]달콤한 ‘설탕’ 속 숨겨진 슬픈 역사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6-04 23:54:47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18세기 침몰한 노예무역선 잔해 발견

일러스트 임성훈
최근 발견된 노예선 ‘상 조세’호의 잔해들. 뉴시스

최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17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근처에서 침몰한 포르투갈 노예선 ‘상 조세’호의 잔해(부서지거나 못 쓰게 되어 남아 있는 물체)가 발견됐다. 노예 선박의 잔해가 발견된 것은 최초이다. 전문가들은 상 조세 노예선의 잔해가 과거 노예제도에 대해 더욱 자세히 밝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출발해 브라질로 향하던 이 노예선에는 500명 이상의 흑인 노예들이 타고 있었다. 당시 배는 강한 바람을 피하기 위해 해변에서 1㎞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바짝 붙었다가 암초에 부딪혀 가라앉았다. 당시 사고로 탑승자 약 절반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발굴된 유물은 족쇄, 나무 도르래, 벨라스트(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 바닥에 놓는 중량물) 등이다. 당시 아프리카인들은 왜 노예로 브라질에 팔려가게 된 것일까? 노예로 팔려갔던 흑인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대규모 농장에서 가혹한 노동

 

사탕수수

서유럽 국가들은 15세기 말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뒤 신대륙을 전부 식민지로 만든다. 흑인 노예제도는 이후 아메리카에 대규모 농장이 만들어지고 사탕수수, 담배, 목화 등이 재배되면서 시작됐다.

 

아메리카 대륙의 농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특히 당시 설탕이 큰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많아졌다. 설탕을 얻을 수 있는 사탕수수를 기르고 수확하고 가공하는 일은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다보니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다.

 

이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아프리카 흑인 노예를 통해 공급받았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덴마크, 프랑스의 노예 상인들은 배를 타고 아프리카로 가 흑인을 납치하거나 돈을 주고 산 뒤 농장주들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 이들은 이런 ‘노예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1500∼1870년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와 카리브 해 등으로 강제로 납치돼 팔려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흑인은 최소 1200만 명이다.

 

특히 카리브 해에서는 ‘삼각무역’(3개국에서 이뤄지는 무역)이라는 독특한 무역이 이뤄졌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카리브 해의 비옥한 땅에서 사탕수수를 키우고, 그걸로 설탕을 만들어 유럽에 가져가 팔았다. 그 돈으로 옷, 총 등을 사서 아프리카에서 흑인 노예와 맞바꾼다. 노예를 채운 배는 다시 카리브 해에 도착해 사탕수수를 키우는데 이용될 새 노예들을 내려놓는다.

 

비참한 흑인들의 삶

 

강제로 납치돼 몇 주 동안 긴 항해를 했던 흑인들의 삶은 비참했다. 음식은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영양 부족에 시달렸고, 전염병이 돌기도 했다.

 

말을 듣지 않는 경우 가혹한 채찍질이 이어지는 등 마치 짐승처럼 취급됐다. 그러다보니 배 안에서 이동하는 도중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잔해가 발견된 상 조세호처럼 암초에 부딪히거나 풍랑을 만나 배가 침몰되는 일도 잦았다. 농장에 팔린 뒤에도 고통은 계속됐다.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했고, 매질로 많은 흑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시간이 지나 유럽에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발전하며 노예무역 반대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영국은 1807년 노예무역을 금지했다. 1833년 영국령 제도에서 흑인 노예제가 폐지된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령에서는 1848년, 네덜란드령에서는 1863년, 미국에서는 1863년의 노예해방선언으로 폐지됐다. 마지막으로 1888년 브라질의 노예 해방을 끝으로 흑인 노예제도는 사라졌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지역난방공사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비교육